내년 3월 초 열리는 제23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4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박수관 와이씨텍 회장이 후보 사퇴를 발표한데 이어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이 그 자리를 물려받아 회장 선거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선거판도가 펼쳐지고 있다.

30일 현재 상의 회장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상공인은 허용도 태웅 회장(69)과 김성태 코르웰 회장(69)등 2명이다.이들은 지난 10월부터 선거캠프를 마련하고 표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67)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기업인 가운데 지난 9월 처음으로 상의 회장 출마를 밝혀 유력후보권으로 자리매김했던 박수관 회장은 이날 갑자기 기자회견을 갖고 “상공계의 단합과 흑색선전을 중단해야 하고, 현재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들은 상공계의 분열에 책임이 있는 만큼 동반사퇴해야한다”며 사퇴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젊은 상공인’을 대표해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55)이 박 회장의 바톤을 이어받아 출마를 앞두고 있다.장 회장은 여야 정치권 실세들과 가까운데다 전임 상의 회장 등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장 회장은 “지역 상공인을 대표해 지역 경제를 이끌어야 할 상의 회장 선거가 자칫 과열 양상으로 흐르면 누가 이기더라도 후유증이 클 것이라는 기업인들의 걱정이 크다”며 “그 과정에서 제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주시는 분들이 많아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공계에선 장 회장과 권 회장이 출마를 확정하면 후보들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정 부산경제계 원로와 친분이 있는 후보 간 교통정리를 하고, 나머지 후보와도 표 계산을 통한 합의 추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이럴 경우 상의 회장 선거가 ‘대리전’이나 정치권의 개입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현재의 경쟁 구도보다 위험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부산상의 회장 선거가 4명의 후보 경쟁체제로 굳어지면서 후보군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허용도 회장 등 후보들은 조만간 기자들을 만나 공식적인 견해를 내놓을 예정이다.

부산지역의 한 상공인은 “기업 규모나 사회 활동, 인품 등의 객관적인 조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어려움을 겪는 부산 경제를 이끌 비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합의 추대가 이뤄질 지,표대결로 갈지 부산 상공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