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중국이 남미 대륙횡단 철도 사업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 등은 세계 최대 철도 건설사인 중국철도건축총공사(CRCC)가 브라질 남북철도와 연계되는 동서통합철도(FIOL) 건설 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북철도는 북동부 마라냥주(州) 아사이란지아와 남동부 상파울루주 산투스를 종단하는 주요 철도 노선이다. 동서통합철도는 북동부 토칸친스주 프게이로폴리스와 바이아주 일례우스를 횡단하는 중동부 노선(1500㎞)과 고이아스주 캄피노르치와 페루 항구도시 프로토데일로를 잇는 중서부 노선(4900㎞)으로 구성된다. 총 거리는 6400㎞로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노선인 시베리아 횡단철도(9400㎞)의 3분의 2에 달한다.

CRCC는 지난 8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이 같은 내용의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중국이 남미 횡단철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브라질산 철광석, 대두, 옥수수 등을 원활하게 수입하기 위한 운송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철도 운송은 파나마 운하의 의존도를 줄여 미국 간섭에서 벗어나고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수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브라질로서도 산지와 항구가 연결되면 경기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은 식량 및 에너지 안보를 강화한다는 국가 전략에 따라 2010년부터 브라질 투자를 늘려 왔다. 중국이 지난해와 올해 브라질 기업 인수합병(M&A)에 들인 금액은 200억달러(약 22조원)가 넘는다.

중국은 세계 철도차량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CRCC를 필두로 나이지리아, 인도, 태국 등지에서 고속철도 사업을 수주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파키스탄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경제회랑(CPEC) 건설에 합의했다. CPEC는 중국 서부 신장 자치구의 카스와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을 잇는 3000㎞ 구간에 고속도로·철도·파이프라인·송전선 등을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