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그림이 아닙니다"… 실험실에서 포착한 예술, 전시관으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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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하는 먼지- 원통 속 입자들의 방사형 모습
약한자의 슬픔- 칼슘 부족 어린 잎의 죽음 포착
나노 에셔 계단- 서로 다른 중력 속 계단 올라
연결고리- 생쥐의 내측 전전두엽 피질을 관찰
콜로이드의 뇌- 콜로이드 입자가 뇌처럼 형성
약한자의 슬픔- 칼슘 부족 어린 잎의 죽음 포착
나노 에셔 계단- 서로 다른 중력 속 계단 올라
연결고리- 생쥐의 내측 전전두엽 피질을 관찰
콜로이드의 뇌- 콜로이드 입자가 뇌처럼 형성


식물노화수명연구단이 제출한 ‘약한자의 슬픔’은 칼슘 부족으로 죽어가는 어린잎의 장엄한 모습을 담았다. 칼슘은 세포벽과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자 신호전달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식물 성장의 필수요소다. 칼슘이 부족하면 다양한 결핍 증상이 나타나는데 새 생명을 만드는 꽃이나 어린잎에서 피해가 도드라진다. 연구진은 “하얗게 백화(白化)돼 죽어가는 어린잎의 모습이 한 방울의 눈물처럼 보였다”며 “칼슘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어린잎의 죽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촬영한 이 장면은 코발트와 탄탈륨 원자들이 구리 단결정 위에서 자기조립되면서 형성된 모습이다. 자성을 띠는 코발트 원자가 푸른 물결이 이는 바다(탄탈륨 원자) 위에 떠 있는 작은 섬(노란색)처럼 보이기도 한다. 푸른빛의 탄탈륨 원자들의 형태가 에셔 작품 속 계단처럼 보인다.

첨단연성물질연구단은 액체 속을 떠다니는 ‘콜로이드’ 입자가 모여 뇌 모습을 형성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음파에 갇힌 콜로이드 입자들은 초음파와 교류 전기장이 동시에 가해지면 폭발하는 성질이 있다. 초음파와 전기장이 서로 줄다리기를 한 결과다. 둘 사이의 힘겨루기로 나타난 이 이미지는 사람 두뇌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연구단은 “뇌는 많은 신경세포를 한정된 공간 안에 배치하느라 팽창할 때 자연스레 주름과 굴곡을 만든다”며 “실제 대뇌 피질은 콜로이드 군집과 비슷한 형상과 구조적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IBS 외에도 한국천문연구원, 국립생물자원관도 참여한다. 생물자원관은 조류와 포유류, 어류 등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동식물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 37점을 전시하는 자생 동식물 세밀화전을 연다. 천문연은 태양계는 물론 더 먼 우주의 신비로운 모습을 심우주, 태양계, 지구 등 주제별로 나눠 공모한 천체사진 공모전 수상작 20점을 함께 전시한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