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인터뷰한 NYT 간판 기자, 전 직장 여기자들 성추행 의혹
CBS·PBS 진행자 찰리 로즈, 여셩 8명 성추행 의혹에 프로그램 중단·하차
美 성추문 언론계도 강타… 유명 앵커·NYT 스타기자 줄줄이
미국 할리우드를 시작으로 정계, 재계, 학계까지 미 전반을 강타하고 있는 성추문이 언론계로도 번졌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 찰리 로즈(75)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방송사들이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방영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로즈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만 모두 8명으로, 이들은 로즈와 일했거나 로즈가 이끄는 방송 제작팀에서 일자리를 구하려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07년 로즈가 진행하는 PBS 인터뷰 프로그램에서 조연출로 일한 레아 브라보는 로즈가 수차례 자신을 더듬는가 하면 인디애나 출장에선 자신의 호텔 방으로 부른 뒤 나체로 나타났다고 고발했다.

로즈의 보조로 일한 적이 있는 카일 고드프리-라이언은 당시 21세였던 자신에게 전화해 '네가 알몸으로 수영하는 모습을 상상했다'는 등의 발언을 늘어놓곤 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피해자들의 주장도 대동소이하다.

성추행 의혹이 폭로되자 로즈는 "매우 부끄럽다"며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사과했다.

성추문이 제기되자 토크쇼 '찰리 로즈쇼'를 방영하는 PBS는 프로그램 중단을 발표했고, 로즈가 공동 진행하는 CBS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 '디스 모닝'도 프로그램에서 그를 즉각 하차시키기로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의 간판급 기자도 후배 여기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와 CNN 등이 보도했다.

논란에 휘말린 기자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거쳐 지난해 NYT에 합류한 글렌 트러쉬(50)로, NYT는 성추문에 대한 사내 조사가 끝날 때까지 직무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트러쉬는 NYT로 이직한 뒤 백악관을 출입하며 특종을 잇달아 터뜨려 간판 기자로 우뚝 섰다.

특히 올 초 타임지 기자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하는데 성공,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책을 공동 집필하기로 했으며 MSNBC에 토론자로 출연하는 계약을 맺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성추행 의혹이 보도되며 그동안 쌓은 커리어에 먹칠하게 됐다.

복스는 성추행 당했다는 복수의 여성들을 인터뷰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서 트러쉬와 함께 근무했다는 한 여성은 "5년 전에 바에서 강제로 허벅지를 만졌고 키스를 했다"고 주장했다.

복스는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은 20대였고 트러쉬에 비하면 경력이 짧았다"면서 "모두 음주 상황에서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도 공통점"이라고 전했다.

트러쉬는 "나로 인해 불편을 느낀 분이 있다면 사과한다"며 "6월 15일 이후로는 금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CNN에 보낸 이메일에선 예전 직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한 피해여성을 지목하며 "그녀와 내 기억에 매우 다른 부분이 있다.

그 만남은 상호 합의 하에 이뤄졌으며 내가 먼저 끝냈다.

또 그녀는 당시 내 상관이었으며 그녀의 주장처럼 폴리티코 동료들에게 험담을 한 적도 없다.

내가 여성의 외모를 보고 등급을 매겼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