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세제개혁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필수소비재와 애플 중심의 기술주 강세에도 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애플은 지난 8일 시가총액 9000억달러를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43달러(0.82%) 오른 176.24달러에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약 9005억달러로 불어났다. 지난 5월 8000억달러를 넘어선 지 5개월 만이다. 애플 주가는 연초 117달러 선에서 50% 이상 상승했다. 실적 호조세가 유지된다면 ‘꿈의 시가총액’으로 불리는 1조달러도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인도 증시도 주춤거리고 있다. 성장세 둔화에 따른 우려 때문이다. 작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7.0%였던 성장률이 올 1분기 6.1%로 떨어진 뒤 2분기에는 5.7%까지 추락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3년 만의 최저치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인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한 주된 이유로 기업의 투자 부진을 지목했다. 뭄바이에 있는 싱크탱크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인도 기업의 투자계획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급감했다.
유럽 증시는 기업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유로화도 조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보다 0.6% 늘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 경기지수 등 유럽 경기에 대한 판단과 심리를 나타내는 경제지표들이 지난 2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 증시와 달리 일본 주식시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닛케이225지수는 199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23,000선을 돌파했다. 경기 회복세도 뚜렷하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의 경기동향지수가 115.85를 기록했다. 58개월 연속 경기 확장세가 이어지면서 1960년대 후반 고도성장기인 ‘이자나기 경기(1965년 11월~1970년 7월)’ 기록을 뛰어넘었다. 경기동향은 생산 고용 등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산출해 경기 방향을 보여준다. 일본 내각부는 이를 바탕으로 매월 경기 기조를 판단하고 있다.
마사히 아쿠스 일본 SMBC닛코증권 수석 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인데 주식투자 리스크 프리미엄은 5%에 불과하다”며 “기업 체질이 바뀐 만큼 주식투자의 매력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