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가 13일(한국시간)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카멜레온GC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OHL 클래식 마지막 4라운드 18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김시우는 이 대회에서 단독 3위에 오르며 6개월의 ‘톱10 가뭄’에서 벗어났다.  /AFP연합뉴스
김시우가 13일(한국시간)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카멜레온GC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OHL 클래식 마지막 4라운드 18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김시우는 이 대회에서 단독 3위에 오르며 6개월의 ‘톱10 가뭄’에서 벗어났다. /AFP연합뉴스
‘K골프의 영건’ 김시우(22·CJ대한통운)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6개월 만에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김시우는 13일(한국시간) OHL 클래식(총상금 71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공이 컵을 찾아 들어가는 듯한 ‘내비게이션 퍼팅’으로 타수를 줄이며 단독 3위에 올랐다. 지난 5월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김시우는 2017~2018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대회가 열린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카멜레온GC(파71·6987야드)는 골프장 이름처럼 날씨가 변화무쌍했다. 악천후로 2~3라운드 경기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선수 대부분은 대회 마지막 날 3~4라운드를 한꺼번에 치르는 강행군을 했다.

하지만 김시우는 피로를 잊은 듯 컴퓨터처럼 정확한 퍼팅 감각을 과시했다. 4라운드에서 5번 홀(파5)부터 9번 홀(파4)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버디 쇼’를 연출했다. 정교한 아이언과 웨지 샷으로 컵 3~4m 거리에 공을 올린 김시우는 예외 없이 공을 컵에 집어넣었다. 아쉬운 건 드라이버였다. 14번 홀(파4)에서 친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나무숲으로 사라져 버린 것. 결국 김시우는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5개홀 연속 '버디쇼'…김시우, 힘찬 '부활 시동'
2타를 잃은 김시우는 상승세를 잃지 않고 빠른 회복 능력을 보여줬다. 다음 홀인 15번 홀(파3)에서 그린 끝부분에 공을 올린 김시우는 6m가 넘는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다. 17번 홀(파4)에서도 5m짜리 버디를 잡았다. 18번 홀(파4)을 파로 막은 김시우는 버디 8개와 더블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우승자 패튼 키자이어(미국·사진)에게 4타 뒤진 단독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PGA 투어 대회에서 한 번도 10위 이내에 들지 못한 김시우에겐 반가운 성적이었다. 김시우의 우승 이후 이 대회 전까지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 6월 기록한 US오픈 공동 13위였다. 지난달에도 세 차례 대회에 출전했지만 77위, 44위, 69위 등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새로운 시즌 초반 높은 성적을 거둔 김시우는 통산 3승 달성을 위한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날 우승한 키자이어는 리키 파울러(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PGA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했다.

2015년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2승을 거둔 키자이어는 2015~201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서 뛰었다. 이 대회전까지 개인 최고 성적은 2015년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과 지난해 10월 세이프웨이 오픈의 준우승이었다. 지난 2월 혼다클래식에서 투어 통산 4승을 거둔 파울러는 13, 16,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키자이어를 1타 차까지 압박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8m 거리 버디 퍼트가 1m 정도 짧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