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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마을] 잡스는 왜 '물류 전문가' 팀 쿡을 후계자로 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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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 흄스 지음 / 김태훈 옮김 / 사회평론 / 420쪽 / 1만6000원

    아이폰 부품 지구 8바퀴 돌아
    비용 절감·효율 극대화 전략 때문
    팀 쿡, 아이폰 혁신 물류서 완성

    소비경제 뒷받침하는 교통·배송
    거대한 '도어 투 도어' 세계 분석
    미국 최대 항만도시 로스앤젤레스의 롱비치 항구  /AP연합뉴스
    미국 최대 항만도시 로스앤젤레스의 롱비치 항구 /AP연합뉴스
    교통과 물류는 스마트폰, 텔레비전, 음식, 트위터나 페이스북보다 일상에 알게 모르게 더 깊이 스며들어 있다. 단지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경로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접하는 거의 모든 물건과 먹고 마시고 차에 기름을 넣거나 하는 것의 모든 행위에는 수천, 수만 ㎞의 이동거리가 내재돼 있다.

    《배송 추적(원제 Door to Door)》은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과 소비 경제를 뒷받침하는 거대한 교통·물류의 세계를 속속들이 보여준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에드워드 흄스의 신작이다. 흄스는 밀도 높은 취재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사람과 물건을 문에서 문으로 옮기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세계를 생동감있게 펼쳐낸다.

    [책마을] 잡스는 왜 '물류 전문가' 팀 쿡을 후계자로 정했나
    저자는 매일 아침 알람소리로 자신의 잠을 깨우는 아이폰에 들어 있는 수많은 부품의 ‘이동 족적’을 추적하는 것으로 서두를 연다. 아이폰 부품 공장은 3개 대륙과 2개 섬나라(일본, 대만)에 걸쳐 있다. 이 부품들은 완제품으로 조립돼 사용자의 손에 들어가기 전까지 적어도 지구를 여덟 바퀴 도는 거리 이상을 이동한다.

    홈버튼의 여정을 보자. 중국 창사 공장은 홈버튼 커버를 가공한다. 이 커버는 890㎞ 떨어진 장쑤에서 가져온 금속 테두리와 결합한 뒤 1600㎞ 떨어진 대만 공장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상하이 공장에서 온 구동칩과 유럽에서 온 터치센서 칩과 결합한다. 상하이에서 가져온 스프링과 보강재, 일본에서 만든 버튼 스위치와 합쳐져 다시 일본으로 간다. 여기서 터치 ID 모듈을 만들어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으로 보낸다. 홈버튼 하나가 최종 조립지까지 이동한 거리는 1만9300㎞. 아이폰 한 대를 제작하는 모든 부품의 이동거리는 36만6000㎞에 이른다. 현대 세계의 광대한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놀라운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이동거리가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후계자로 물류 전문가인 팀 쿡을 영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한다. 쿡은 거대한 공급망을 이용해 재고를 월 단위가 아니라 하루 단위로 관리한다. 이 전략이야말로 애플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핵심이다. 아이폰의 혁신은 물류에서 완성된 것이다.

    저자는 아이폰뿐 아니라 모닝 커피, 탄산음료 캔 등 일상에서 접하는 소비재에서 경이로운 ‘운송 족적’을 발견한다. 이런 글로벌 공급망과 운송체계를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중국의 세계공장화 △디지털 기술의 놀라운 발전 △컨테이너 운송 혁명 등을 꼽는다.

    저자는 컨테이너 배의 선장, 항구 도선사, 트럭 운전사, 특송업체 UPS의 지역본부장, 택배 직원 등 물류체계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의 삶도 깊숙이 들어가본다. 이들 모두가 제 역할을 함으로써 도어 투 도어 세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 흐름 중 한 과정만 지체되더라도 문제가 발생한다. 201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항만 파업은 피자가게에서 피자를 만들지 못하게 하고, 핼로윈데이 상품을 한 달 늦게 받게 했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문제 발생 전까지 도어 투 도어 세계가 어떻게 일상과 연결되는지 잘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과부하 해소를 위한 항만 시설 추가 건립에 반대하는 한 지역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월마트가 있는데 항구가 왜 필요한가요?” 저자는 “촘촘하게 연결된 도어 투 도어 세계의 속성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 약화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삶까지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도어 투 도어 세계의 또 다른 한 축은 교통이다. 저자는 자동차 사고 사망자 수 등 미국 교통 현실을 보여주며 자동차·운전자 중심 교통문화를 강하게 비판한다. 미국 교통 인프라가 과부하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짚는다.

    오늘날의 도어 투 도어 세계를 변화시킬 추세와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도 조망한다. 먼저 지금보다 이동거리를 줄일 추세에 주목한다. 중국 노동자의 임금·복지 요구가 높아져 미국 기업들이 일자리와 제조업을 중국에 넘기는 매력이 약해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산업용 로봇 자동화 시스템이 확산하고 과거 해외로 나간 제조업이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도 늘고 있다. 3D(3차원) 프린팅의 부상, 차량 공유 문화 확산, 무인자동차 상용화 등도 지금과는 다른 도어 투 도어의 새로운 세계를 열 수 있는 요인이다.

    저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든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강조한다. “도어 투 도어 세계가 변함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중추이자 핵심으로 작동하고, 물건을 만드는 일보다 옮기는 일이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한다”는 점이다. UPS 미국 서부 책임자는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녀가 국제물류 학위를 받으면 밥을 굶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다만 우리가 제대로 돌아가는 물류체계를 물려줘야 합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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