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시가총액 9000억달러(약 1000조원)를 돌파했다. 지난 3일 출시한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 Ⅹ(텐)’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결과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43달러(0.82%) 오른 176.24달러에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총은 약 9005억달러로 불어났다. 지난 5월 8000억달러를 넘어선 지 5개월 만이다.

3일 공개된 지난 3분기(7~9월) 매출은 526억달러로 시장예측치(505억달러)는 물론 자체 예측치 520억달러를 모두 뛰어넘었다. 애플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껴 있는 이번 분기(10~12월)에도 시장예상치(840억달러)를 웃도는 870억달러(약 97조원)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도 내놨다.

애플 주가는 연초 117달러 선에서 50% 이상 상승했다. 실적 호조세가 유지된다면 ‘꿈의 시총’으로 불리는 1조달러도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온라인 및 모바일 기반의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기업과 달리 하드웨어 제조업체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드웨어가 애플의 힘이라고 꼽는다.

아이폰Ⅹ은 최저가격이 999달러로 전작보다 비싸지만 출시일을 앞두고 매장 앞에서 밤새 줄을 서는 사람이 속출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애플 매출의 3분의 2는 아이폰에서 나온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