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못지않은 트럼프 방한 1박2일… 절제 속 찰떡공조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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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시간보다 짧다' 우려 속 실속 의전 선보여
靑관계자 "儉而不陋(검이불루),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은 의전"
위안부 피해 할머니 초청·독도 새우 메뉴는 '깨알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국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에 머무르는 시간은 2박 3일이지만, 우리나라 체류시간은 그보다 짧은 1박 2일이라는 점에서 미국과의 동맹 깊이 면에서 일본에 밀린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떠난 8일 현시점에서 분석해보면 체류시간은 짧았어도 효율적인 일정 조율로 성공적인 손님맞이를 했다는 평가에 큰 이견이 제기되지 않는 듯하다.
청와대가 과하지 않으면서도 짧은 시간을 낭비 없이 활용하는 의전을 보여준 덕이라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한 청와대의 예우를 두고 '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낮 경기 평택시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K-55)에 내리는 순간부터 국빈 방한에 걸맞은 대접을 받았다.
차관급 인사가 영접하던 과거와 달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직접 영접했고 예포 21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행선지인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미리 도착해 예정에 없던 '깜짝 환대'를 했을 때부터 두 정상은 1박 2일동안의 '찰떡 공조'를 예고했다.
이어진 청와대 공식 환영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뷰티풀 세러모니"라는 표현과 함께 "어디를 가도 볼 수 없는 환영에 감사하다"고 할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트위터에 "문 대통령, 김 여사, 한국인의 멋진 환영에 감사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전용차는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부터 본관까지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았고 환영식에 두 정상이 입장할 때는 미국 대통령 전용 공식 입장곡인 '헤일 투 더 치프'가 연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식에 참석한 청와대 비서진, 정부 부처 인사들과 인사하며 친밀감도 다졌다.
특히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에게는 "당신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책임자인가.
일할 준비가 돼 있느냐"며 '기습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우리 측 협상 대표에게 뼈있는 농담을 건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FTA 재협상과 관련해 사석에서 한국 측 통상협상 실무자가 더 뛰어난 것 같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곧바로 이어진 단독·확대정상회담을 마친 양 정상은 청와대 녹지원을 걸으며 '친교 산책'을 즐겼다.
두 정상이 청와대 경내의 잔디밭을 걷는 장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골프를 치는 장면과 오버랩됐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공동 기자회견장에서도 이어졌다.
양 정상의 모두발언이 마무리되고 미국 기자가 "대통령에게 질문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대통령에게 질문할 건가(Which one?)"라고 되물었고, 그 순간 회견장에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한국이 미국의 무기를 구입하기로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성 발언이 있었지만 이런 언급은 그동안 계속 있어왔다는 점에서 '안보 청구서'가 주는 부담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거스를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동 기자회견 후 열린 국빈만찬·문화공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수행원들이 사물놀이에 가벼운 어깨춤을 추는 등 '리듬을 탔다'고 한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은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하루 사이에 두터워진 양국 정상 간의 신뢰는 새로운 역사를 쓸 뻔했다.
기상 악화로 무산되긴 했지만 문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화답한 것은 한미 동맹이 강력하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 장면이라 할 만하다.
두 정상이 나란히 DMZ에 섰다면 한미 대통령이 동시에 DMZ를 방문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곳곳에 있던 소소한 '디테일'도 방한의 성과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공식 환영식 때 어린이 환영단이 선물한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그림에 유독 기뻐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선물한 놋수저에는 '함께 갑시다'라는 뜻의 'We go together'라는 글귀가 '깨알같이' 새겨져 있었다.
만찬에 이용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초대됐고 국빈만찬 메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한다는 가자미 요리와 함께 독도 새우가 올랐다.
이용수 할머니가 초대된 것을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안부 문제나 한일 역사 문제와 관련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달라는 의미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시작 전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과정에서 이 할머니와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 할머니는 청와대 관계자와의 대화에서 "감사하다"며 "문 대통령이 200살까지 살았으며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성과를 논하면서 언제 터질지 모를 돌발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한 청와대 직원들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정상회담을 취재하는 풀 기자의 명단은 경호상 이유로 며칠 전에 청와대 측에 넘겨줘야 하는데도 백악관은 당일 오전에야 이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었지만, 청와대 측은 취재 편의를 위해 신속하게 풀 기자 등록 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연합뉴스
靑관계자 "儉而不陋(검이불루),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은 의전"
위안부 피해 할머니 초청·독도 새우 메뉴는 '깨알 메시지'

일본에 머무르는 시간은 2박 3일이지만, 우리나라 체류시간은 그보다 짧은 1박 2일이라는 점에서 미국과의 동맹 깊이 면에서 일본에 밀린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떠난 8일 현시점에서 분석해보면 체류시간은 짧았어도 효율적인 일정 조율로 성공적인 손님맞이를 했다는 평가에 큰 이견이 제기되지 않는 듯하다.
청와대가 과하지 않으면서도 짧은 시간을 낭비 없이 활용하는 의전을 보여준 덕이라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한 청와대의 예우를 두고 '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낮 경기 평택시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K-55)에 내리는 순간부터 국빈 방한에 걸맞은 대접을 받았다.
차관급 인사가 영접하던 과거와 달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직접 영접했고 예포 21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행선지인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미리 도착해 예정에 없던 '깜짝 환대'를 했을 때부터 두 정상은 1박 2일동안의 '찰떡 공조'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트위터에 "문 대통령, 김 여사, 한국인의 멋진 환영에 감사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전용차는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부터 본관까지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았고 환영식에 두 정상이 입장할 때는 미국 대통령 전용 공식 입장곡인 '헤일 투 더 치프'가 연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식에 참석한 청와대 비서진, 정부 부처 인사들과 인사하며 친밀감도 다졌다.
특히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에게는 "당신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책임자인가.
일할 준비가 돼 있느냐"며 '기습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우리 측 협상 대표에게 뼈있는 농담을 건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FTA 재협상과 관련해 사석에서 한국 측 통상협상 실무자가 더 뛰어난 것 같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곧바로 이어진 단독·확대정상회담을 마친 양 정상은 청와대 녹지원을 걸으며 '친교 산책'을 즐겼다.
두 정상이 청와대 경내의 잔디밭을 걷는 장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골프를 치는 장면과 오버랩됐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공동 기자회견장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이 미국의 무기를 구입하기로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성 발언이 있었지만 이런 언급은 그동안 계속 있어왔다는 점에서 '안보 청구서'가 주는 부담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거스를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동 기자회견 후 열린 국빈만찬·문화공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수행원들이 사물놀이에 가벼운 어깨춤을 추는 등 '리듬을 탔다'고 한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은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하루 사이에 두터워진 양국 정상 간의 신뢰는 새로운 역사를 쓸 뻔했다.
기상 악화로 무산되긴 했지만 문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화답한 것은 한미 동맹이 강력하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 장면이라 할 만하다.
두 정상이 나란히 DMZ에 섰다면 한미 대통령이 동시에 DMZ를 방문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곳곳에 있던 소소한 '디테일'도 방한의 성과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공식 환영식 때 어린이 환영단이 선물한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그림에 유독 기뻐했다.

만찬에 이용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초대됐고 국빈만찬 메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한다는 가자미 요리와 함께 독도 새우가 올랐다.
이용수 할머니가 초대된 것을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안부 문제나 한일 역사 문제와 관련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달라는 의미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시작 전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과정에서 이 할머니와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 할머니는 청와대 관계자와의 대화에서 "감사하다"며 "문 대통령이 200살까지 살았으며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을 취재하는 풀 기자의 명단은 경호상 이유로 며칠 전에 청와대 측에 넘겨줘야 하는데도 백악관은 당일 오전에야 이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었지만, 청와대 측은 취재 편의를 위해 신속하게 풀 기자 등록 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