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유동성 확보 '화색'
대우건설은 주가 하락에 '울상'
금호타이어가 보유하던 대우건설 지분을 깜짝 처분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예정인 두 회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내년 재매각을 앞둔 금호타이어는 단기 유동성을 확충해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는 13일 예비입찰을 앞둔 대우건설은 주가가 단기 급락하면서 우울한 모습이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중국 사업장 등에 대한 실사를 벌이며 중국 등 해외의 잠재적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내달 초 실사를 기초로 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뒤 이르면 연내, 늦어도 상반기 중 재매각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예비입찰을 앞둔 대우건설에는 단기적으로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 7일 4.55%(310원) 떨어진 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호타이어의 블록딜 여파였다. 이어 이날도 대우건설은 1% 이상 추가 하락하며 6400원 선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말만 해도 이 회사 주가는 7500원 선에서 움직였다.
대우건설 주가가 하락하면서 예비입찰 가격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산업은행이 갖고 있던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의 가치는 주당 7500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약 1조5800억원 규모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2조원가량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산업은행 측은 기대했다. 그러나 현 주가인 64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조3500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이 매각 작업에 단기 악재인 건 맞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버행(보호예수 물량 부담) 문제가 사라진 만큼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