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만찬 메뉴는 미국산 아닌 '고창 한우' 갈비가 주메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 청와대 환영만찬의 주메뉴는 한우 갈비구이였다. 기순도 간장 명인의 보물인 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에 전북 고창 한우를 재워 구워낸 요리다. 토종쌀로 지은 밥에 독도새우 잡채와 송이버섯을 얹은 송이돌솥밥도 함께 나왔다.

이날 미국산 소고기가 만찬상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한우만 선보였다. 미국산 소고기는 미국이 한국에 수출하는 대표 상품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상징과도 같다. 이 때문에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 때마다 한우와 함께 미국산 소고기도 대접하면서 양국 간 호혜성을 강조했다. 지난 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역시 “일본과의 무역이 공정하지 않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산 소고기로 만든 버거를 먹으면서 무역 문제를 풀어갔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만찬 메뉴로 고르지 않은 것은 2008년 미국산 소고기 반대 시위에 나섰던 지지자들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독도새우를 식재료로 택한 것은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만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으로 알려진 가자미 구이도 올라왔다. 가자미 구이는 지난 6월 문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나온 음식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도 인근에서 잡은 가자미로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식전 음식은 옥수수죽을 올린 구황작물 소반이 나왔다. 어려울 때 한국인의 밥상을 지켜준 값싼 구황작물이 시대가 변해 각광받는 건강식으로 변한 것처럼 한·미 동맹의 가치가 더욱 발전했다는 뜻을 담았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양국 정상이 건배 제의에 사용한 만찬주는 ‘풍정사계 춘(楓井四季 春)’이라는 청주였다. 충북 청주에 있는 ‘풍정사계’라는 중소기업이 만든 술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