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7일 기획재정부·국세청 등을 상대로 진행한 예산심사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 감액과 최저임금 인상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이 주로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을 견제하는 모양새였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SOC 삭감에 여러 가지 문제 제기가 있는데 미래를 위해 SOC 예산을 전향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나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역 SOC는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은 "복지는 제대로 찬찬히 지원해야 하는데 최저임금 인상을 툭 던져놓고 뒤따라 준비도 안 된 (일자리 안정자금이라는) 3조 원 예산이 나왔다"며 "일자리 안정자금을 1년 해보고 나중에 재검토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데, (지원금을) 줬다가 뺏는 것은 더 큰 불신을 낳는 만큼 사업을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서민을 위한다고 만든 예산이 서민을 울게 만들 수도 있다"면서 "일자리 안정자금의 경우 고용보험 미가입자도 지원한다는 것이냐"고 질의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야당 의원들은 공무원 증원에 따른 재정 소요 추계 자료의 미비와 혁신성장 예산 불충분, 미미한 농업예산 증액 등을 질타하기도 했다.
중학생 딸 거액 증여 논란에 휘말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한 공격도 있었다.
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홍 후보자의 '쪼개기 증여' 논란을 두고 "정상적인 실거래로 인정할 수 있느냐"면서 국세청의 조사를 촉구했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심 의원의 거듭된 조사 촉구에 "조사하고 알아볼 필요가 있겠죠"라고 답했다가 나중에 "심 의원과의 질의 도중 (제 답변이) 앞뒤가 거두절미돼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
청문회 대상자뿐만 아니라 개별납세자 관련 사항을 개별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정리하겠다"며 발언을 정정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책질의에 집중하면서도 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부각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따로 가면 안 되는 도시재생과 스마트시티 사업을 각각 국토위와 4차산업혁명위를 별도로 구성해서 추진한다"며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와 시민단체, 지자체 등이 다 들어가는 '거버넌스'를 잘 만들어야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에 "부처와 전문부서 등이 참여하는 그런 식으로 추진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국토부와 얘기를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김정우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겨냥했다.
김 의원은 "국가정보원 예산에 편성된 돈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쓴 것이 아니냐"며 "부서를 넘어가면 이월 전용을 해야 하는데 안 했으면 기재부의 예산편성권과 국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잠룡인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18일 주장했다. 조기 대선 개최 시 야권 대선후보로 이 대표가 유력한 상황에서 후보 교체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이 고문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저는 진작부터 윤석열, 이재명 두 분의 정치가 함께 청산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민주당에서 다른 후보를 내면 더 쉽게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이 고문은 "왜냐하면 여론조사를 보면 이 대표는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며 "그걸 껴안고 어떻게 선거하며 선거 후 설령 이긴다고 하더라도, 그 거부층을 어떻게 안고 국가를 운영하나. 민주당이 책임 정당이라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이 고문은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이 대표의 이른바 '우클릭' 행보에 대해선 "중도·보수라고 했다가 며칠 뒤에는 중도 정당이라고 했다가, 노총에 가면 '우클릭 걱정할 것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굉장히 헷갈린다. 일관성이 부족하고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본다"고 했다.이 고문은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출마 여부를 포함해서 국가를 위해서 가장 도움이 되는 길이 무엇일까. 그 길로 갈 것"이라고 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찾아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 지지자들의 애국심을 존경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강성 보수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신에 대한 비토 여론을 희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한 전 대표는 이날 대구 북구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 TK(대구·경북) 지지율이 높았다'는 말에 "보수 지지자들 중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분이나 저나 큰 틀에서 생각은 같다"며 "애국심이고, 이 나라가 잘되게 하는 지점에서 공통적인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한 전 대표는 "저도 그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분들의 애국심을 존경하고 존중한다"며 "저도 이 나라가 잘되게 하고, 국민 먼저 생각하고 좋은 나라를 만들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덧붙였다.12·3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고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데 대해선 "후회하는 결정은 없지만, 조금 더 생각할 걸, 조금 더 설득할 걸, 조금 더 경청할 걸 이런 부분들은 좀 있었다"면서도 "국민이 먼저라는 생각을 갖고 제가 받게 된 여러 고통이나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한 전 대표는 "제가 결정하는 과정에서 특히 우리 보수를 지지하는 분들이 자꾸 머리에 떠오르고 눈에 보여서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다"며 "그래도 대한민국과 국민, 미래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께서 상처받고 힘들어하신 데에는 대단히 죄송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한 전 대표가 이날 대구를 찾아 강성 보수층에 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