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방가전 R&D 부서는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지만 시너지 효과와 임직원들의 쾌적한 개발환경 조성을 위해 지하 2층, 지상 20층짜리 신축 건물로 통합했다.
연면적 5만1천㎡의 공간에 1천500여명의 연구원이 일하고 있다.
창원R&D센터는 마곡 사이언스파크, 양재동 서초R&D캠퍼스, 강남R&D센터, 인천R&D센터 등과 함께 LG전자의 주요 R&D센터 중 한 곳이다.
이 건물은 주방가전 R&D를 담당하는 곳답게 냉장고에서 건물의 디자인 콘셉트를 따왔다고 한다.
여기에 전통 창호의 격자무늬 디자인 등을 가미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LG전자의 주방가전들이 이 건물에서 제품화돼서 생명을 갖고 소비자한테 전달되는, 그야말로 산실인 셈"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둘러본 R&D센터 내 요리개발실은 싱크대와 전자레인지, 오븐 등이 갖춰진 곳으로, 연구실보다는 주방에 가까웠다.
저온에서 숙성시키는 인큐베이터, 피자 화덕, 오븐, 아웃도어 그릴 등은 물론 파키스탄과 인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쓰이는 가마 형태의 오븐인 '탄두르'까지 갖춰져 있었다.
이 연구실의 임무는 조리기구는 물론 조리법까지 개발하는 것이다.
LG의 가전을 이용해 한식은 물론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중국, 인도, 멕시코 등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전통적인 조리기구와 조리법으로 만든 요리와 맛이나 풍미, 외관 등에서 대등한 수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런 요리 메뉴를 개발하는 일은 요리 전문가를 인터뷰하고 요리책이나 인터넷을 뒤지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어 전통 조리기구로 조리한 요리나 유명 레스토랑에서 만든 요리를 체험한다.
그런 다음 LG전자의 조리기구를 이용해 이를 조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최종적으로는 현지 고객들로부터 맛에 대해 평가를 받는 과정을 거쳐 요리 메뉴가 개발된다.
최근에는 '수비드(Sous Vide)'란 새로운 조리법을 LG 가전에 도입하기도 했다.
수비드는 프랑스어로, 영어로 치면 '진공 포장(Under Vacuum)'에 해당한다.
음식물을 진공포장한 다음 저온에서 장기간 조리하는 게 특징이다.
장시간 저온 조리로 음식물이 타지 않으면서 균일하게 익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수비드 조리법으로 스테이크를 만들면 질감이나 향, 영양분이 훨씬 뛰어나다"고 말했다.
예컨대 일반 스테이크 조리법은 200∼260도의 온도에서 굽지만 수비드 조리법은 55도에서 장기간 조리한다.
요리 전체가 '미디엄 레어' 정도로 익는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온도 제어, 미세온도 조절이 핵심적 기술이다.
R&D센터에는 또 대당 8억원씩 하는 3D(3차원) 프린터기 2대 등 모두 4대의 3D 프린터가 있는 '3D 프린터실'이 있다.
액체 플라스틱을 이용해 시험용 부품을 하루이틀 만에 만들어 실물 모델에 투입하는 곳이다.
3D 프린터는 액체로 녹인 플라스틱을 겹겹이 쌓아 입체적인 부품을 만드는 장비다.
가장 큰 것은 냉장고 도어만 한 크기의 부품까지 만들 수 있다.
그전에는 외부 업체에 이런 부품 모형 제작을 맡겼지만 비용이 비쌌다.
LG전자 관계자는 "3D 프린터를 도입한 뒤 부품 모형 제작 비용을 연간 7억원 줄였고, 소요 시간도 30%가량 절감하게 됐다"며 "특히 외부로 부품이 나갔다 들어오면 보안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3D 프린터로 조달하는 부품은 이곳 연구소에서 쓰는 부품의 80%가량을 차지한다.
R&D센터 지하에는 또 시료 보관소가 있다.
개발 단계에 있는 시험용 냉장고나 식기세척기 등을 보관해뒀다가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연구실에 가져다 참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자료 도서관인 셈이다.
400평 정도의 규모에 최대 750대 정도의 시료를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는 500대 정도만 보관 중이다.
송승걸 LG전자 H&A사업본부 쿠킹·빌트인BD(전무) 담당은 "창원R&D센터는 가전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기도 하다"면서 "앞으로도 여기서 개발한 제품들이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 수출되면서 한국의 위상을 알리고 고객들에게 가치와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는 지난 13일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하노이에서 '2025 월드옥타 동서남아지역 경제인대회' 개회식을 열었다고 16일 밝혔다.이날 개회식에는 최영삼 주베트남 대한민국대사관 대사, 월드옥타의 박종범 회장, 권병하 명예회장, 이영중 이사장, 최분도 수석부회장, 하노이지회 윤휘 지회장, 고상구 세계한인총연합회장과 고태연 주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장, 나기홍 베트남삼성 전략협력실장(부사장), 신우철 완도군수와 박항서 전 베트남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월드옥타 회원들은 20여개국 36개 지회에서 모였다.윤휘 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2025년 동서남아지역 경제인대회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하게 돼 영광"이라며 "서로의 경험과 배움을 나누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더욱 강력한 경제적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최영삼 대사는 "숱한 난관을 이겨낸 우리는 무역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일궈왔고 지난해 역대 최고 수출 기록을 통해 세계 6위의 수출 대국으로 우뚝 섰다"며 "월드옥타가 세계 무역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이 성장을 거듭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박종범 회장은 축사를 통해 "월드옥타가 전 세계 750만 해외동포들이 결성한 조직 중 가장 체계적인 민간단체"라며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핵심 파트너로서의 자긍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석철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인간 삶에 필요한 3대 노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이번 대회는 16일까지 4일간 진행됐다. 삼성 R&D 센터 및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창업자 김병주 회장(사진)이 홈플러스 기업회생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경영 실패와 단기채권 발행 과정에서 불거진 불완전판매 의혹으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고통 분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MBK는 16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김 회장이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규모 및 방식과 관련해선 “홈플러스와 (소상공인 결제대금을) 파악 중이며 그 규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홈플러스 납품·입점업체들은 이달 4일 법정관리 이후 종전 매출 대금(1월 1일~2월 11일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MBK 측은 소상공인·영세업체 몫인 4584억원을 우선 변제 대상으로 분류한 뒤 이 중 약 3400억원을 지급했다. 김 회장이 투입할 사재는 그 차액인 약 1200억원의 미지급 대금을 우선 변제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관측된다.PEF 운용사 경영진이 직접 투자회사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이 사재 출연 의사까지 밝힌 건 사태가 워낙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어서다. 특히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집중 판매한 수천억원 규모 단기채권은 ‘사기 발행’ 논란으로 번진 상태다. 법정관리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채권을 발행했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해석이다.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전방위 압박도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는 18일 열릴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 질의에 김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고, 서울지방국세청은 MBK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1963년생인
한국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격을 받을 위험성이 가장 큰 국가로 지목한 해외 연구 보고서가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이 다른 대미 흑자국에 비해 관세 제재 대상에서 후순위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일찌감치 사정권에 들어서다.1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스위스에 기반을 둔 무역 전문 연구기관 글로벌트레이드얼럿(global trade alert·GTA)은 지난해 11월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넉 달 전 나온 이 보고서는 지난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인터뷰에서 인용해 주목받았다.당초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의 관세 사정권에서 다소 벗어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대미 흑자 규모가 세계 8위이기 때문이다. 예상과 달리 미국이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최대 무역 적자국에 이어 한국을 비우호적 국가로 지목하자 이 보고서에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대미 관세율이 미국 대비 네 배에 달한다”며 공개 저격했다.GTA는 세계 각국의 대미 통상 관계를 분석해 다섯 가지 위험성 판단 기준을 두고 이에 해당하면 ‘빨간 깃발’을 부여했다. 깃발이 많을수록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 조치에 나설 위험성이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한국은 173개국 중 유일하게 빨간 깃발 다섯 개를 받았다. 우선 한국은 대미 무역 흑자가 100억달러 이상인 국가(2022년 387억달러 흑자)에 들었다. 환율을 절하해 자국 제품 수출을 지원하는 국가로도 지목됐다. 미국 수출액 중 100억달러 이상이 한국 정부의 기업 우대 정책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점이 세 번째 빨간 깃발을 받은 이유였다.네 번째 빨간 깃발은 세계무역기구(W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