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자동화 설비 기업 에스엠코어가 모회사인 SK(주)의 추가 지분 매입이 무산되면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주)의 에스엠코어에 대한 경영권 강화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주가 하락이 실적과는 무관한 만큼 저가 매수할 기회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SK그룹에 피인수, 흑자전환 호재에도… 에스엠코어 주가 급락한 이유는?
◆SK 행보에 요동친 주가

에스엠코어는 6일 코스닥시장에서 150원(1.18%) 오른 1만28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월14일 사상 최고가인 1만8600원(장중 기준)을 찍은 뒤 30.9% 하락했다. 지난달 16일 장중 1만6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기업 주가는 지난해 말 1만원을 밑돌았지만 올 1월 SK(주)가 인수한 뒤 약 40% 뛰었다.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상승세에 찬물을 부은 건 전·현 최대주주의 지분 관련 공시가 잇달아 나오면서다. 지난 9월 최대주주였던 권순욱 에스엠코어 대표가 지분 8.63%를 장외 매도해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어 지난달 13일 최대주주인 SK(주)가 권 대표로부터 위임받은 338만6500주에 대한 콜옵션(일정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해지한다는 공시가 나왔다. SK(주)가 에스엠코어 지분을 추가 인수해 경영권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주가는 콜옵션 해지 공시 후 3거래일 만에 25%가량 떨어졌다.

SK그룹 계열사로부터의 수주가 지연된 점도 한몫했다.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와 대규모 물량 계약을 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올 상반기까지 따낸 계약은 SK케미칼(64억원)과 SK하이닉스 테스트 물량에 그쳤다.

◆내년부터 SK와 시너지 기대

일각에서는 SK(주)의 경영 의지가 약해졌다는 관측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10월 SK(주)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건 당시 주가가 옵션 행사 가격보다 낮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주)로서는 시장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콜옵션을 행사할 유인이 없었다는 얘기다. SK(주)와 에스엠코어는 콜옵션 행사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창근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주당 평균 매입가(1만5627원) 등을 근거로 SK(주)의 콜옵션 행사가가 1만5000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스엠코어 관계자는 “SK(주)가 주식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주가가 하락한 만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부터는 SK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자동화 시스템 관련 수주 규모를 18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에스엠코어의 올해 매출을 1006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504억원)의 두 배 규모다. 영업이익(예상치 66억원)과 순이익(54억원)은 흑자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