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reaking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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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의 방한을 맞아 대학가에서 '반(反) 트럼프' 대자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본청 앞에서 대학생들이 트럼프 국회 연설 반대 기습 시위를 벌인 가운데 7~8일 방한 기간에도 추가 시위를 예고하면서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 등의 캠퍼스에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대자보는 "북한에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등 트럼프는 온갖 험악한 말들을 쏟아냈다. 말뿐 아니라 미군의 전략폭격기들이 연이어 한반도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고,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동원된 연합 군사 훈련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군사적 위협은 북한의 강경 대응 등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자보 작성자는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또는 개인 명의 등 진보 성향 청년단체나 개인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220여 개 진보단체는 7~8일 트럼프 방한 기간 광화문, 국회 등지에서 트럼프 규탄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북핵 문제로 국익과 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외국 정상에 대한 지나친 비난은 자칫 '득'보다 '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사립대 교수는 "중요한 시기에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환경 단체 등 여러 단체들이 모여 200개 이상 단위가 시위와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 대자보 역시 '동원'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이 트럼프에 극진한 예우로 미일 동맹을 과시한 만큼 한국 역시 방한 기간 트럼프의 예기치 않은 도발적 발언을 최소화하는 등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방한 기간 우리의 국익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원하는 것을 잘 전달하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방한을 맞아 북한이 도발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트럼프의 한중일 순방 기간은 항공모함 등 미군의 전략 자산이 한반도에 집중된 상황이다. 북한이 직접 도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이 기간 트럼프의 발언 등이 추후 도발에 대한 명분을 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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