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MONEY] 상상력 결정체 '신화(神話)'의 무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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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미디어 뉴스룸-MONEY] 상상력 결정체 '신화(神話)'의 무한 진화](https://img.hankyung.com/photo/201711/AA.15122474.1.jpg)
# 최항은 부모의 반대에 상사병으로 죽었다. 죽어 혼이 된 최항은 여자를 찾아간다. 꽃 한 송이를 따서 자신의 머리에 꽂고 여자에게도 건네주며 꽃이 시들기 전에 다시 오겠다고 했다. 아침이 되자 여자는 남자가 이미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관을 열어보니 남자의 버선에 흙이 묻어 있고, 머리에는 꽃이 꽂혀 있다. 여자의 눈물에 남자는 다시 깨어나고, 둘은 30년을 해로하다 한날한시에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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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신화 속 지고지순한 남성상은 오늘날 문화 콘텐츠로 다시 돌아왔다. 사랑 때문에 죽었다 살아나고 신이 돼서 수백 년을 달려오는 애정의 원천적 구조가 TV 드라마 ‘도깨비’ ‘하백의 신부’ 등에서 재현되고 인기를 얻었다.
최근 문화 콘텐츠의 인기 소재인 저승사자의 흥행 코드는 친숙한 낯섦이다. 방영 중인 케이블TV OCN 드라마 ‘블랙’, 개봉 예정인 영화 ‘신과 함께’ 등에서 저승사자는 초월적인 능력이 있으면서 동시에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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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인류 상상력의 결정체로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신화는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입을 거치며 살아남은 이야기의 원류에 해당한다. 거기엔 인류 보편의 철학과 정서, 세계관과 인간관이 담겨 있다.
조지프 캠벨은 신화를 ‘육체적 에너지로부터 부추김을 받은 상상력의 노래’라고 정의했다. 미르치아 엘리아데에게 신화는 ‘창조의 보고서’다. 상상의 눈으로 바라보고 이야기와 이미지로 구현한 삶의 갈망이 곧 신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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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화 콘텐츠로 다시 돌아온 신화는 우리 옛이야기, 동양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다른 신화적 상상력을 소환한다. 융합과 교감에 강한 ‘새로운 상상력’으로서 동양 신화를 얘기하는 이유다.
이현주 한경 머니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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