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고부가 제품'에 미래 건 한화케미칼… 글로벌 경쟁력 고고(高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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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
한화케미칼은 지난 6월부터 울산공장에서 인체에 무해한 프리미엄 친환경 가소제인 ‘에코 데치(ECO-DEHCH)’를 생산하고 있다. 8년간의 연구 끝에 독자 기술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다. 가소제는 폴리염화비닐(PVC)과 같은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이다. 플라스틱 가공에 필수적이지만 환경 호르몬 물질인 프탈레이트 성분 때문에 장난감과 벽지, 바닥재 등의 일상 생활용품에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프탈레이트 대신 쓰이는 디옥틸테레프탈레이트(DOTP) 성분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었다. 한화케미칼이 개발한 에코데치는 프탈레이트 성분을 제거하면서도 약점으로 지적되던 가공성과 흡성성, 자외선 안정성, 내한성 등 품질을 대폭 개선했다.
글로벌 가소제 시장은 8조원 규모. 이 가운데 친환경 가소제 시장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수요가 늘면서 연평균 6%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에코데치의 핵심 기술인 수소첨가 기법은 세계적으로 독일 바스프(BASF)와 에보닉(EVONIK) 두 개 업체만 갖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슈퍼 사이클’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한화케미칼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특화제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호황은 시황 등 외부 환경에 따른 범용제품이 견인하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특화제품 개발로 사업 구조 체질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들 고부가 제품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높아 부가가치가 높은 데다 공급과잉 우려도 적은 편이다. 경기 변동이나 대외 리스크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한화케미칼은 작년 범용 PVC 대신 염소 함량을 늘린 고부가 CPVC(염소화 PVC) 사업에도 진출했다. 열과 압력, 부식에 견디는 성질이 우수해 소방용 스프링클러 배관과 온수용 배관, 산업용 특수 배관의 원료로 쓰인다. 특수용도 제품으로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부족해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국산화한 것이다. CPVC는 범용제품 시장이 중국 업체들의 성장과 저가 원료 제품 등장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가가치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화케미칼은 또 ‘차세대 촉매’로 불리는 메탈로센 촉매의 특성을 이용한 ‘메탈로센 하이브리드 촉매 시스템’도 개발했다. 메탈로센은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촉매의 하나로, 고부가 특화제품 생산에 주로 활용된다. 단일 촉매를 사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강도와 가공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고온과 고압에서 5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제품 용도에 따라 맞춤식 제작도 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은 아울러 2019년 시장 진입을 목표로 ‘수첨(수소첨가)석유수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생산되는 유분에 수소를 첨가한 제품이다. 무색·무취·무독성을 갖춰 기저귀와 생리대 등 위생 제품용 접착제나 산업용 접착제 원료로 주로 쓰인다. 최근 논란이 된 생리대 접착 물질인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접착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수소 첨가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시장의 수요가 다양하고 변화 속도도 빨라 이에 맞는 개발과 응용 기술이 필수적이다. 한화케미칼은 핵심인 촉매 기술 개발을 통해 제조원가를 크게 낮췄다. 다양한 조건에 맞춰 접착성을 조절할 수 있는 응용 기술도 확보했다. 글로벌 경쟁사 대비 낮은 원가로 맞춤형 제품 생산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아시아 시장의 인구 증가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위생용품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 매년 10% 이상씩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케미칼은 세계 수첨석유수지 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1965년 국내 최초로 PVC를 생산했고, 1972년 국내에서 처음 폴리에틸렌(PE)을 양산하며 플라스틱 시대를 연 한화케미칼은 특화제품 개발에도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1985년 대표적인 특화제품인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를 국내 최초로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국내외에서 연간 36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EVA는 투명성과 접착성, 유연성 등이 우수해 태양 전지용 시트와 신발 밑창, 코팅용, 전선용, 핫멜트(접착제) 등 다양한 용도에 사용되고 있다. 지속적인 용도 다변화를 통해 시장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전기 절연성과 열 안정성, 가공성 등의 특징을 갖춰 초고압용 전선 절연체로 사용되는 전선용 복합수지(W&C·와이어앤드케이블)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한화케미칼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독자적인 제품 설계 기술과 생산 공정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전력 케이블 시장은 국가 간 전력망의 통합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도시화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제품으로 꼽힌다.
한화케미칼은 상업화 중인 제품 외에도 KAIST 및 서울대와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차세대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화제품 소재 및 촉매 개발부터 차세대 석유화학 물질 원천기술 및 제조기술 개발, 혁신적 공정 개발까지 사업성이 높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글로벌 가소제 시장은 8조원 규모. 이 가운데 친환경 가소제 시장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수요가 늘면서 연평균 6%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에코데치의 핵심 기술인 수소첨가 기법은 세계적으로 독일 바스프(BASF)와 에보닉(EVONIK) 두 개 업체만 갖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슈퍼 사이클’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한화케미칼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특화제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호황은 시황 등 외부 환경에 따른 범용제품이 견인하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특화제품 개발로 사업 구조 체질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들 고부가 제품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높아 부가가치가 높은 데다 공급과잉 우려도 적은 편이다. 경기 변동이나 대외 리스크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한화케미칼은 작년 범용 PVC 대신 염소 함량을 늘린 고부가 CPVC(염소화 PVC) 사업에도 진출했다. 열과 압력, 부식에 견디는 성질이 우수해 소방용 스프링클러 배관과 온수용 배관, 산업용 특수 배관의 원료로 쓰인다. 특수용도 제품으로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부족해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국산화한 것이다. CPVC는 범용제품 시장이 중국 업체들의 성장과 저가 원료 제품 등장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가가치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화케미칼은 또 ‘차세대 촉매’로 불리는 메탈로센 촉매의 특성을 이용한 ‘메탈로센 하이브리드 촉매 시스템’도 개발했다. 메탈로센은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촉매의 하나로, 고부가 특화제품 생산에 주로 활용된다. 단일 촉매를 사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강도와 가공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고온과 고압에서 5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제품 용도에 따라 맞춤식 제작도 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은 아울러 2019년 시장 진입을 목표로 ‘수첨(수소첨가)석유수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생산되는 유분에 수소를 첨가한 제품이다. 무색·무취·무독성을 갖춰 기저귀와 생리대 등 위생 제품용 접착제나 산업용 접착제 원료로 주로 쓰인다. 최근 논란이 된 생리대 접착 물질인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접착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수소 첨가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시장의 수요가 다양하고 변화 속도도 빨라 이에 맞는 개발과 응용 기술이 필수적이다. 한화케미칼은 핵심인 촉매 기술 개발을 통해 제조원가를 크게 낮췄다. 다양한 조건에 맞춰 접착성을 조절할 수 있는 응용 기술도 확보했다. 글로벌 경쟁사 대비 낮은 원가로 맞춤형 제품 생산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아시아 시장의 인구 증가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위생용품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 매년 10% 이상씩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케미칼은 세계 수첨석유수지 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1965년 국내 최초로 PVC를 생산했고, 1972년 국내에서 처음 폴리에틸렌(PE)을 양산하며 플라스틱 시대를 연 한화케미칼은 특화제품 개발에도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1985년 대표적인 특화제품인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를 국내 최초로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국내외에서 연간 36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EVA는 투명성과 접착성, 유연성 등이 우수해 태양 전지용 시트와 신발 밑창, 코팅용, 전선용, 핫멜트(접착제) 등 다양한 용도에 사용되고 있다. 지속적인 용도 다변화를 통해 시장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전기 절연성과 열 안정성, 가공성 등의 특징을 갖춰 초고압용 전선 절연체로 사용되는 전선용 복합수지(W&C·와이어앤드케이블)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한화케미칼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독자적인 제품 설계 기술과 생산 공정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전력 케이블 시장은 국가 간 전력망의 통합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도시화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제품으로 꼽힌다.
한화케미칼은 상업화 중인 제품 외에도 KAIST 및 서울대와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차세대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화제품 소재 및 촉매 개발부터 차세대 석유화학 물질 원천기술 및 제조기술 개발, 혁신적 공정 개발까지 사업성이 높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