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71%가 순이익 증가
뚜렷한 성장세…증시도 활황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10개 주요 민간 경제연구소가 지난달 말 발표한 경기동향을 집계한 결과, 올 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정치 평균이 연환산 1.5%로 나타났다고 1일 보도했다. 추정한 대로 GDP 증가율이 나올 경우 일본은 7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하게 된다.
장기간에 걸쳐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일본 경제는 별다른 위협을 받지 않는 ‘대(大)안정’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 ‘기본실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실질성장이 이어져 더욱 관심을 끈다. 잠재성장률은 모든 생산요소를 최대한 투입해 물가 상승 등 부작용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뜻한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2012~2013년만 해도 0.6%대에 머물렀다. 2014년 이후에는 0.8% 수준을 오가는 모습이다. 일본에선 0.8~1% 수준을 잠재성장률로 상정하고 있다.
반면 2015년까지 들쑥날쑥하던 일본의 실질성장률은 2016년 이후 대부분 기간에 1.6~2.5% 사이를 오갔다. 가장 낮았던 2016년 3분기에도 실질성장률(0.9%)이 잠재성장률(0.75%)을 웃돌았다. 1년 반 넘게 평균적으로 1%포인트 이상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실제 경제 실력을 웃도는 강한 회복세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점이 회복의 주요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경기회복세는 주요 기업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상장 기업 501곳(금융 등 제외)을 대상으로 4~9월(일본 회계연도 기준 상반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71%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이 늘어난 회사 비율은 2013년 상반기 이후 가장 높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 전기·기계류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늘고 전년에 비해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채산성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소니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배 늘어났고, 미쓰비시전기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주식시장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1.86% 오른 22,420.08을 기록했다. 1996년 7월1일(22,455) 이후 21년4개월 만의 최고치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