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 대형 냉장고 한대 값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텐)의 국내 가격이 메모리 용량별로 142만~163만원으로 책정됐다. 역대 아이폰 시리즈 가운데 최고다. 앞서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도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는 등 프리미엄폰 가격이 갈수록 오르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폰X 64기가바이트(GB) 모델이 142만원, 256GB 모델은 163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가 통신사 약정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기계’ 가격 기준이다. 통신사를 통해 출시하는 제품 가격은 공기계보다는 다소 저렴한 135만~155만원 안팎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아이폰X의 국내 출고가는 미국, 일본 등지에 비해 크게 비싸다. 이들 지역에선 111만~128만원 수준에 가격이 책정됐다. 세금이 붙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이 20만~30만원가량 비싸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프리미엄폰 가격은 최근 100만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갤럭시노트8의 국내 출고가는 64GB 모델이 109만4500원, 256GB 모델은 125만4000원이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네티즌(아이디 zeus)은 “아이폰X=대형 냉장고 한 대 값”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프리미엄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카메라, 디스플레이, 센서 등이 고급화하면서 생산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이폰X은 3차원(3D) 얼굴인식 센서 등을 탑재했다. 하지만 소비자 사이에선 업체들이 스마트폰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일부러 고가 정책을 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