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30일 환경부·기상청 종합 국정감사에서 오후 일정이 시작되자 국감장에 복귀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노트북에 붙은 '방송장악 저지' 스티커를 놓고 날선 공방이 오갔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전어 냄새를 맡으신 것도 아닐 텐데 자유한국당 의원님들께서 복귀해주셨다.

감사하다"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님들 노트북에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라는 글귀는 떼달라"고 요청했다.

강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국감 보이콧으로 동료 의원들이 큰 피해를 봤고 국민도 다시 한 번 국회를 불신하게 됐다"면서 "그런 글귀를 들고 복귀한 것은 그동안 성실하게 국감에 임한 동료 의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이에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엄연히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문구가 거슬리나"라고 따지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강제로 사임시키고 여러분이 좋아하는, 코드에 맞는 이사를 선임한 것이 민주주의 파괴 아닌가"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의 시나리오대로 그렇게 방송장악을 해가고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있겠느냐. 스티커는 못 뗀다"고 선을 그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적법 절차에 따라 방문진 인사를 했는데도 국감 보이콧 한 것을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며 "방송장악 저지라는데 과거 정권도 아니고 어떻게 장악하나.

방송 장악할 생각도 없고 할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곧바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언론 장악이 매우 노골화하고 있어 절박한 심정으로 국감을 중단했던 것"이라며 "언론 장악에 대해 납득하는 국민도 있고, 그들을 대변하는 것이 우리 당의 역할"이라고 맞섰다.

홍영표 위원장도 가세했다.

그는 "국감이 원만히 진행되도록 하는 게 위원장의 역할"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여기는 국감 회의장이고, 환경부 국감인 만큼 이렇게 피케팅 하는 것은 허용하기 어렵다"며 스티커를 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임이자 의원은 "그렇게 못하겠다.

오죽하면 이렇게 하겠느냐"면서 "언론이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져서 자유한국당에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홍 위원장은 "국감 사안과 관계없는 일로 공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오후 2시 44분께 정회를 선언한 뒤 3시 3분께 감사를 재개했다.

정회 이후 감사가 진행됐지만 강병원 의원은 "국정원 통해서 선거 개입하고, 방송 장악한 게 누구냐.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다"라고 소리쳤고, 임 의원도 한동안 격앙된 목소리로 설전을 이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