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인사총괄 중앙조직부장에 천시, 경제수도 상하이 서기에 리창
"상무부총리에 한정, 부총리에 후춘화·쑨춘란·류허"…리커창 견제
시진핑 '1인 천하' 인사 현실화… 공산당·국무원 모두 장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집권 2기를 개시하면서 공산당과 국무원 핵심 요직에 최측근들을 모두 채워 '1인 천하'를 현실화하고 있다.

공산당의 인사 총괄인 중앙조직부장은 물론 국무원 부총리단 4명, 경제수도인 상하이시 서기에 모두 시 주석 측근이 전진배치됐다.

29일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명보,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인터넷 매체 '보쉰'(博迅)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의 칭화대 동창이자 기숙사 룸메이트인 '절친' 천시(陳希)가 중앙조직부장으로 승진했다.

전임인 자오러지(趙樂際)를 상무위원에 진입시킨 시 주석이 절친인 천시를 후임으로 임명함으로써 당 장악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천시는 칭화대 학생당 지부 서기였던 시진핑의 추천으로 공산당에 입당했고, 시진핑의 칭화대 대학원 박사과정 입학을 주선하기도 했다.

아울러 시 주석의 저장(浙江) 성 서기 시절 비서였던 리창(李强) 장쑤(江蘇)성 서기는 상하이시 당서기에 임명됐다.

리 창은 시 주석의 옛 부하들로 명실상부한 친위세력인 '시자쥔'(習家軍)의 핵심으로,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성장과 당서기 재직 때 비서장을 맡은 '복심'으로 통한다.

상하이는 중국 경제의 중심지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이 장악해온 곳이라는 점에서, 리 창의 상하이시 서기 진입은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시자쥔인 잉융(應勇)이 현재 상하이시 시장을 맡고 있어 리창-잉융이 상하이를 완전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리창의 상하이 서기 영전으로 차이치(蔡奇) 베이징(北京),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 리훙중(李鴻忠) 톈진(天津) 당서기에 이어 중국 4대 직할시가 모두 시 주석의 측근으로 채워졌다.

리창이 이임한 장쑤성 서기로는 러우친젠(婁勤儉) 산시(陝西)성 서기가 임명됐다.

러우 서기는 2015년 시 주석이 방미 일정을 수행한 인물이다.

천시 당 중앙조직부장의 인맥인 후허핑(胡和平) 산시성장은 러우 서기를 이어 산시성 서기로 승진했다.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당 서기의 후임으로 리시(李希) 랴오닝(遼寧)성 서기가 임명됐다.

리시는 시 주석 집권 때 랴오닝성 성장과 당 서기로 잇따라 승진한 끝에 이번에 정치국원까지 발탁됐으며, 정치·경제적으로 더 중요한 광둥성 서기로 간 것은 영전이라고 할 수 있다.

리시 서기의 이동과 함께 천추파(陳求發) 랴오닝성 성장이 서기로 승진했고, 유취안(尤權) 푸젠(福建)성 서기가 현 직책을 떠나게 됨에 따라 위웨이궈(于偉國) 푸젠성 성장도 서기 자리에 올랐다.

위웨이궈 신임 서기 역시 시 주석이 푸젠성 재직 시절 샤먼(廈門)시 요직을 지낸 시자쥔 세력이다.

왕둥펑(王東峰) 톈진(天津) 시장은 자오커즈의 후임으로 허베이성 서기로 승진 이동했다.

170만 중국 공안(경찰)을 관장하면서 정치범 단속 등의 막강한 권한을 가진 공안부장에도 자오커즈(趙克志) 허베이(河北)성 서기가 내정됐다고 빈과일보가 당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오커즈는 상무위원에 오른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측근으로, 반부패 투쟁에 앞장선 공로로 시진핑 주석의 신임을 받고 있다.

공안·검찰·법원·정보기관 등을 총괄하는 중국의 사법 부문 수장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에는 현재 중앙정법위 부서기이자 공안부장을 맡는 궈성쿤(郭聲琨)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원도 인사 조정으로, 부총리단이 시 주석의 측근들로 채워져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위상이 이전보다 더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19차 당대회에서 리커창 총리가 유임한 가운데, 이번에 상무위원으로 선임된 한정(韓正)이 상무부총리를 맡고 후춘화·쑨춘란(孫春蘭) 중앙통전부장·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부총리에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중화권매체인 보쉰이 이날 보도했다.

보쉰은 후춘화가 농업·대외무역을, 쑨춘란은 문화·교육·체육·과학기술, 류허가 국가발전개혁위원회·교통 운수·공업 생산 등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목되는 인물은 류허로, 시 주석의 학교 동창이자 경제 책사 역할을 하고 있다.

류허가 이전에는 공산당과 국무원의 재경분야 가교역인 당 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으로서 경제정책 조언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국무원에서 실질적으로 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의 공급측 개혁을 골자로 한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 분야의 경우 외교 담당 부총리로 유력했던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외사위원회 주임이 될 가능성이 높고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유임하면서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겸할 것을 보쉰은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