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등재 여부에 대한 판단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27일 보도했다.

NHK는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 관계자를 인용해 위원회가 전날(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시민단체 등이 제출한 위안부 관련 자료 2건에 대해 관계국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등록 여부 판단을 미루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본 '돈줄' 의식했나… "유네스코, 위안부 세계기록유산 판단 유보"
NHK는 이어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이 등록 여부에 대해 판단할 계획이지만, 위원회가 의견을 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위안부 기록물의 등록이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IAC는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전체회의를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일정으로 열어 세계기록유산 등재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IAC가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를 사무총장에게 권고하는 것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막후에서 외교전을 펼치고 있지만, 거액의 분담금으로 유네스코의 자금줄을 틀어쥐고 있는 일본은 관련 기록물의 등재를 막는데 활발하게 로비를 펼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한국 외교부가 위안부 기록물에 대해 "(유네스코의 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2015년 한일 합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항의하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일본은 지난 2015년 난징(南京)대학살 관련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자 심사과정에서 이해 당사국이 반론할 기회가 없었다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