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연일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가운데 정부도 가계부채 관리의 ‘고삐’를 죄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강남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부동산시장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대출 조이고 금리 치솟고… 주택시장 돈줄 마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경기 회복세와 물가 수준을 감안해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에 이어 또다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낮춘 이후 지금까지 동결해 왔지만 최근 들어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4일 다주택자·아파트 집단대출의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고강도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는다. 23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존 총부채상환비율(DTI) 제도를 개선한 신(新)DTI를 내년 1월 적용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신DTI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정할 때 기존 주택대출 이자뿐 아니라 원금까지 반영해 대출 한도를 정하는 잣대다. 주택대출이 여러 건 있을수록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DSR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금융권 대출 상환액을 연소득과 비교해 대출 한도를 정하는 지표다. 정부는 애초 2019년부터 DSR을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시기를 앞당겼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금리 인상에 대비해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빚으로 집을 사서 돈을 버는 시대는 갔다”고 했다.

부동산시장은 바짝 엎드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89건으로 지난달(279건)의 30% 수준에 그쳤다. 추석 연휴를 고려하더라도 거래 감소세가 확연하다. 업계는 24일 고강도 대출규제, 이후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주택대출 금리 상승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태명/김진수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