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작렬' 국정감사장…곳곳서 '인사청문회 2라운드'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인사청문회 2라운드'를 방불케 하는 장면들이 상임위 곳곳에서 쏟아졌다.

일부 상임위에선 야당이 자신들의 반대에도 임명된 부처·기관장에 대해 국감 보이콧에 준하는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청문회 과정에서부터 도마 위에 올랐던 부처장의 자질 문제가 다시 불거지며 시끄러워진 상임위도 여럿 있었다.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는 때아닌 '호칭 논란'이 일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인선 과정에서부터 강력히 반대했던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위원장'으로 칭하기를 거부하면서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을 방통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효성 씨' 또는 '이효성 교수'로 칭하거나, 심지어 '적폐위원장'이라고까지 부르며 호칭을 격하했다.

한때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해 여야가 충돌하기도 했다.

비슷한 일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있었다.

지난 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이 문 대통령의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체제 유지 결정에 반발하면서 보이콧 의사를 표명해 시작부터 파행됐다.

당시 국감은 시작부터 1시간 30여 분간 여야 공방만 지속하다가 국감의 첫 순서인 업무보고도 하지 못하고 국감을 중단했다.

지난달 11일 국회에서의 김이수 헌재소장직 인준 부결의 여파가 한 달 뒤 국감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그런가 하면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경우 지난 16일 중소벤처기업부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하면서, 장관이 아직 임명되지 않은 탓에 최수규 차관을 상대로 감사를 벌여야 했다.

지난달 15일 박성진 전 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역사관과 종교관 논란을 빚은 끝에 사퇴한 이후로 한 달 넘게 새로운 장관이 인선되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

인사청문회 때 이미 문제가 됐던 자질 부족 문제가 국감장에서 또다시 불거진 경우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살충제 계란 파동·생리대 안정성 논란 등에 대한 늑장대응으로 질타를 받았던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야당 의원들의 비판 속에 "국민 눈높이에 많이 못 미쳤다"고 지난 17일 재차 몸을 낮췄다.

지난 12일 국방위원회에서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북한 해킹으로 우리 군의 군사기밀 자료가 대거 유출된 사고에 대해 "해킹을 당한 것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초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가 야당으로부터 '자질 부족'이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