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엄마 현실 육아] (7) "왜 안돼?" 말대답하는 아이에 말문 막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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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둥지둥 간단한 장을 봐서 돌아오는 길에 집 근처에 못 보던 커피숍이 새로 오픈했길래 무심코 쑥 들어갔다.
아이스커피 한 잔을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메뉴판에 아이스크림이 있는 걸 발견한 딸.
"엄마 전 아이스크림 먹으면 안돼요?"
안된다고 하고 물만 한 잔 줬다.
평소 식사 전 간식을 허용하지 않기도 했거니와 둘째가 전날 밤부터 미열이 있었는데 아이스크림 먹는 언니를 보면 자기도 사달라고 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왜 안되는지 이유를 묻는다.
"아이스크림은 식 전엔 안돼."
"엄마도 커피 마시잖아요."
"목 말라서 그래. 커피 한 잔만 얼른 사서 나갈거야."
"저도 목이 말라서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요."
"네가 지금 아이스크림 먹으면 동생도 먹겠다고 할 것 같아서 그래. 열 또 날 수 있잖아."
"엄마가 커피를 마시니까 나도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 거예요."
"그래도 안돼."
"우리는 안되는데 엄마는 왜 식전에 커피를 마셔요?"
"......"
아이들과 대화할 때는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로 해결하자 주의였지만 이쯤 되니 말문이 막힌다.
대답이 궁색해진 내가 기껏 한 대답은.
"내 돈이잖아! 그럼 네가 돈을 벌어오든가!"
이렇게 어이없게 상황을 종결짓고 말았다.
아... 다시 생각해도 낯 뜨거울 정도로 유치하다.
'내 돈이야!' 유치 찬란한 말로 끝내 제압은 했지만 내가 진 것 같은 이 느낌.
아이가 점점 논리적으로 말을 할 줄 알게 된다는 게 매 순간 놀랍다. 언제 이렇게 컸지? '애들 앞에서 숭늉도 못 마신다'는 옛말 그른거 하나도 없다는 것과 '아이는 어른을 보며 자란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날이었다.
1. 부정적인 말대꾸와 순수한 말대답은 전혀 다르다. 말대답하는 아이에게는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맞는다고 인정을 해준 다음 말하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 생각해보니 그건 너 말이 맞네"라고 말해준 후 합의점을 찾아보자. 아이가 오히려 맞는 말을 할 때가 의외로 많다.
2. 무조건 부모의 말에 복종하고 말 잘 듣는 아이보다는 말대답하는 아이가 더 많이 배운다고 한다. 잘못하고 있을 때라도 일단은 귀 기울여 들어주고 차근차근 이유를 설명한다. 아이가 변명을 할 때도 이를 재치 있게 받아주고 함께 이야기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3. 부모들은 아이의 공손함은 눈여겨보지 않고 버릇없는 모습만 보는 경향이 있다. 아이의 특정한 행동을 더욱 강화하는 방법은 그때그때 칭찬을 해 주는 것이다. 말을 신중하게 하고 예의를 지키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에게는 아낌없는 칭찬을 해 주자. 아이들의 말버릇 중 대부분은 부모로부터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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