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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스피킹 연습중"…연세대 교수 부임하는 '스타 첼리스트' 문태국
세계적인 첼리스트 문태국 인터뷰
3월 새 학기부터 연세대 음대 관현악과 교수로 임용
"악기 이전에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
"자신이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선생님"
3월 새 학기부터 연세대 음대 관현악과 교수로 임용
"악기 이전에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
"자신이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선생님"
“마침 독일에서 학업을 마무리하는 시점과 교원 채용 공고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어요. 가족이 한국에 있어 해외를 오가는 것이 늘 큰 부담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를 얻어 정착하게 되었네요. 평소 존경하던 교수님들이 계신 곳이라 더 마음이 끌렸습니다.”
문태국은 네 살 때 처음 첼로를 잡아 열 살이던 2004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2017년에는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동했으며, 이후 신촌 연세대 캠퍼스 내로 자리를 옮긴 금호아트홀에 자주 드나들었다. 현재 연세대 음대에는 학과장인 김현아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 양성원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비올리스트 김상진, 지휘자 최수열 등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가들이 교수진으로 포진해 있다.
2014년 파블로 카잘스 국제 콩쿠르 아시아인 최초 우승, 2016년 야노스 슈타커 상 1위,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4위 등 화려한 수상 실적을 가진 스타에게도 강단에 서는 일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문태국은 “절묘한 타이밍에 찾아와준 기회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충청도 특유의 느릿한 어투를 가진 데다 평생 악기라는 언어에만 익숙했던 그였기에, 학생들 앞에 서기 위한 ‘스피킹 훈련’은 필수였다. 지인들의 조언은 물론 챗GPT까지 파트너로 동원해 말하기 실력을 갈고닦는 중이다.
“악기보다 사람이 먼저”... 부모님 가르침이 교육 철학으로
‘신입생들에게 딱 한마디를 해준다면 어떤 말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졸업 전까지 ‘어떤 인간으로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치열한 입시를 거치며 자칫 잊었을지도 모를, 음악의 본질과 정체성을 찾는 여정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는 “부모님께서 늘 ‘악기를 잘하기 전에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며 “앞만 보고 달려온 학생들이 ‘나는 왜 음악을 하는가’에 대해 성찰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스승들로부터 배운 “자신이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선생님”이라는 조언을 제자들에게도 물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외부의 가르침만큼이나 연주자 내면의 탐구 능력이 중요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시행착오 줄여주는 조력자 되고파
문태국은 교육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가이드’로 정의했다. 초보 교수인 만큼 자신의 색깔을 강요하기보다 학생들의 성향에 맞춘 1:1 지도를 지향한다. 그는 “학생들마다 유학, 콩쿠르, 취업 등 원하는 방향이 다르기에 내 스타일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며 “다만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제자들이 반복하지 않도록, 이왕이면 지름길을 찾을 수 있게 돕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 그는 코로나 시기부터 5년간 한 어린 제자를 꾸준히 지도하며 누군가의 인생에 기여하는 보람을 느껴왔다. 이는 교육자라는 꿈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미 캠퍼스에는 든든한 동료와 선배들이 있다. 절친한 동료인 임지영 교수와도 여러번 무대에서 호흡을 맞췄고, 같은 과 양성원 교수는 그가 어릴 적 캠프에서 뵈었던 인연이 있다.
문 교수는 24일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해 새내기들과 첫 인사를 나눴다. 적게는 열 살 터울인 학생들에게 ‘형이나 오빠’ 같은 친근한 스승이 되고 싶다는 그는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며 연주자로서도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밝혔다. 3월 개강과 함께 음악가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문태국은 연주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무대 위 조명을 받는 스타에서, 이제 제자들의 음악 세계를 밝혀주는 스승으로 역할을 더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