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매체들 '후춘화·천민얼' 상무위원 탈락 전망 봇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 黨章 삽입 확실시

'1인 천하'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를 이끌 새 지도부가 내주 출범한다.

24일까지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사상이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어 열리는 제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 차기 상무위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화권 매체들이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됐던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가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한다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어 시 주석의 절대 권력 강화 속에 후계 구도가 보일지 주목된다.

22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18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린 19차 당 대회는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후보를 인선하고 당장 개정 등을 통과시킨 뒤 오는 24일 끝나게 된다.

이어 25일에는 곧바로 19기 1중 전회가 소집돼 시진핑 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더불어 나머지 5명의 새로운 정치국 상무위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즉, 1중 전회 직후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상무위원들이 입장하며 단상에 등장하는 순서가 당 지도부의 권력서열이 된다.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규정에 따라 현 상무위원 중에서 시 주석과 리 총리를 빼고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 중앙서기처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검사위원회 서기는 모두 퇴임 대상이다.

그동안 새 상무위원 후보로는 천민얼 충칭시 서기와 후춘화 광둥성 서기를 비롯해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왕양(汪洋) 부총리,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가 거론돼왔다.

그러나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은 최근 후춘화와 천민얼 서기가 상무위원에서 탈락하고 왕후닝 주임과 자오러지 부장이 입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구나 19차 당 대회 주석단 상무위원회(42명) 명단에서 천민얼 서기가 빠짐으로써 그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보쉰과 똑같은 보도를 하는 등 천민얼과 후춘화 서기의 상무위원 탈락을 유력하게 보는 상황이다.

이들 중화권 매체의 전망이 맞는다면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불문율인 '격대지정(隔代指定)'의 전통을 깨뜨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격대지정은 중국 지도자가 한 세대를 건너뛰어 그다음 세대 지도자를 미리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덩샤오핑(鄧小平)은 장쩌민 전 주석을 이을 후진타오를 미리 낙점했고, 후진타오는 시 주석을 이을 지도자로 후춘화와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를 지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후춘화 서기마저 상무위원 진입이 불발된다면 시 주석의 후계자는 나오지 않게 된다.

이럴 경우 시 주석이 당 주석직에 오르는 방법 등으로 2022년 10년 임기를 마친 후에도 장기 집권을 하거나 차기 주자인 25명의 정치국원을 경쟁시켜 후계자를 차후에 뽑을 수도 있다.

한 소식통은 "이번에 시 주석의 후계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시진핑의 권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 주석이 지난 18일 19차 당 대회 업무 보고에서 제시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의 당장 삽입도 이번 당 대회가 끝나면서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 총리를 포함해 나머지 상무위원들도 당 대회 기간에 '시진핑 신시대 사상'에 대해 모두 언급하며 지지를 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정치 이념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이름으로 당장에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에 이어 당의 지도 사상으로 편입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 사상이 시 주석 이름이 명기되면 시 주석의 당내 위상은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대등한 수준의 지도자로 올라서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