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에도 10월 수출 6.9% '깜짝 증가'
역대 최장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10월 수출이 호조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 이상 급증한 덕이 컸다.

22일 관세청이 이달 1~20일 수출입 현황을 집계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수출액은 267억달러로 작년 10월 같은 기간보다 6.9% 늘었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선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10일로 줄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일 짧았던 탓이다. 수출은 조업일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조업일수가 하루 줄면 한 달 수출액은 평균 20분의 1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하루평균 수출액이 26억7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55.1% 급증하면서 조업일수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글로벌 경기 호조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일부 품목의 통관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하루평균 수출 물량 증가세를 감안하면 이달 전체 수출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수출이 반등세로 전환된 작년 11월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경기가 전체적으로 좋아 하루평균 수출 물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명암이 엇갈린다.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는 이달에도 20일까지 작년 동기 대비 80.8% 늘었다. 선박 수출도 118.5% 증가했다. 과거 수주해놓은 물량의 인도 시기가 이달에 몰린 일시적 영향이 크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반면 중국 수출 타격이 상대적으로 큰 무선통신기기와 승용차는 각각 20.2%, 17.4% 줄었다. 국가별로는 중국(10.8%) 유럽연합(EU·13.9%) 베트남(27.3%) 등으로의 수출이 늘고 미국(-21.9%) 일본(-18.1%) 등으로의 수출은 줄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수입 역시 240억6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원유(22.9%) 반도체(31.7%) 석유제품(44.0%) 등의 수입이 크게 늘었고, 정보통신기기(-17.7%) 기계류(-7.3%) 등은 감소했다. 수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무역수지는 2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