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서울 지하철 신길역에서 만취 승객을 구한 젊은이의 선행과 용기가 화제가 됐다. 자신도 위험할 수 있었지만 선로 아래로 추락한 취객을 발견하고 주저 없이 뛰어내려 피신시킨 것이다.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용기 있는 그 젊은이는 지하철에 근무 중인 사회복무요원이었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서 들려오는 사회복무요원의 훈훈한 미담은 빠듯한 우리 일상 속에서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한다. 소방서에서 각종 사고 현장 수습을 지원하고, 지하철에서 응급 상황에 처한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가 하면, 복지시설에서 중증장애인의 손과 발이 돼주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회복무요원들은 국민의 안전과 복지 증진을 위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 제도는 질병 등 신체적인 사유로 현역병으로 복무하기는 어려우나 사회 활동이 가능한 보충역이 공익 목적 수행에 필요한 사회 서비스, 행정 지원 등의 임무를 부여받아 복무하는 병역 제도다. 우리 사회가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저출산으로 경제 활동 인구가 줄면서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회복무요원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은 우리 사회에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존재임에도, 현역으로 가지 않고 편한 일만 한다는 편견 등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아 안타깝다. 이들의 봉사와 헌신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병무청도 지속해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4년부터 사회에 귀감이 되는 사회복무요원을 발굴해 ‘사회복무대상’을 주고 있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사회복무요원 활약상을 알리는 등 사회복무요원의 자긍심 제고에 힘쓰고 있다. 또한 충북 보은에 사회복무연수센터를 설립해 작년부터 연간 3만여 명의 사회복무요원이 자신의 강점을 개발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사회학자 벤 스위트랜드는 “다른 누군가의 길을 밝혀주기 위해 등불을 켜면 결국 자신의 길도 밝힐 수 있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우리 사회를 밝혀주는 사회복무요원도 사회를 위한 희생과 헌신이 곧 자신의 앞날을 밝히는 것임을 잊지 말고 당당하게 복무했으면 한다. “사회복무를 하며 얻은 양분을 통해 또 다른 곳에서 아름답게 피어나고 싶다”는 어느 사회복무요원의 다짐이 귓가를 맴돈다. 총은 들지 않았지만 자신이 있는 곳에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사회복무요원, 그들의 젊음이 향기로 피어나길 기원한다.

기찬수 < 병무청장 kchs5410@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