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황제를 상징하는 자주색 넥타이를 매고 감청색 양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사회를 맡았고, 시 주석을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당 원로들이 참석했다.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자리를 함께했다.

장 전 주석은 91세의 고령에도 휠체어 등의 도움 없이 보좌관의 부축을 받으며 시 주석 바로 다음에 입장한 뒤 시 주석과 리 총리 사이에 앉아 건재를 과시했다. 시 주석 오른쪽에 자리를 잡은 후 전 주석 역시 건강한 모습이었다.

시 주석은 오전 9시부터 3시간30분에 걸쳐 업무보고를 했다. 연설문 분량은 3만여 개 단어에 달했다. 5년 전 18차 당대회에서 후 전 주석의 연설문 2만8733개 단어보다 많다.

이날 베이징엔 미세먼지가 잔뜩 낀 가운데 비가 조금 내렸다. 당대회 기간 푸른 하늘을 연출하려던 중국 정부의 계획이 실패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중요한 행사가 열릴 때면 대기오염 악화를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차량 운행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당대회가 치러지는 톈안먼광장은 계엄령을 방불케 할 정도로 경계수위가 높아졌다.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새벽부터 출입이 완전히 통제됐다. 톈안먼광장 동쪽의 인민대회당으로 향하는 길목 곳곳엔 검문소가 세워졌다. 광장을 가로지르는 창안대로는 물론 주요 지하철역에도 보안요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취재를 위해 인민대회당으로 가는 기자들은 1㎞가량을 앞두고 택시에서 내려 모두 여섯 차례의 검문을 거쳐야 했다. 1시간30분 넘게 걸렸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