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때 국회연설 추진
다음달 초 한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국회 연설을 추진 중이다.

16일 국회 관계자는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국회 사무처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때 국회 연설이 가능하겠느냐고 타진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야 원내대표들과 협의해 일정 조정이 가능한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에도 외국 정상이 국회에서 연설한 사례가 있는 만큼 반대가 없다면 국회 연설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설이 성사되면 미 대통령으로는 일곱 번째로 한국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서게 된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24년 전인 1993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마지막이었다. 첫 국회 연설은 1960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초 한·중·일을 순방하면서 한국에 11월6일을 전후해 2~3일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계획했지만 안전문제 때문에 이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도 이번 순방에 동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를 청와대에서 만났다.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이뤄진 면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국내 강연 등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갈루치 전 특사는 1993년 제1차 북핵위기 당시 미국 수석대표로 북한과 협상에 나서 이듬해 북핵 제네바합의를 이끌어낸 인물 중 한 명이다. 접견에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포괄적 대북접근법인 ‘페리 프로세스’를 제안한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고령(90세)으로 장거리 비행이 어려워 방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정철/조미현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