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섭 티슈진 대표. 사진=김근희 기자
이범섭 티슈진 대표. 사진=김근희 기자
시가총액 2조원에 달하는 기업공개(IPO) 대어(大漁) '티슈진'이 다음 달 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공모자금을 통해 내년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미국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근본적 치료제(DMOAD)로 인정받겠다는 목표다. 이 경우 미국에서만 연 매출 54억 달러(약 6조901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티슈진은 16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범섭 티슈진 대표는 "인보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근본적 치료제로 인정을 받을 것을 확신하고 있다"며 "이 경우 연 매출은 54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만약 근본적 치료제 인정이 아닌 단순 품목 허가만 받더라도 연간 매출은 32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다.

1999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설립된 티슈진은 세포 유전자 기반 기술을 이용해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코오롱의 자회사로, 티슈진 주주의 70% 이상이 코오롱 그룹 계열사다. 지난해 일본 제약사 미쓰비시 다나베에 인보사를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티슈진이 연구개발(R&D)하고 있는 인보사는 유전자 치료제로 연골세포에 재생 유전자를 삽입해 골관절염을 치료한다. 골관절염은 점진적인 관절연골의 손상으로 인해 관절 자체의 손상이나 변형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관절 통증 등이 나타나는 만성 질환이다. 전 세계 3억명이 앓고 있는 가장 흔한 관절질환으로 전 세계 시장규모는 392억달러(약 44조원) 규모에 달한다.

그러나 아직 골관절염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의약품은 없다. 진통제, 스테로이드 주사, 히알루론산 주사 등으로 통증을 완화하거나 인공관절로 치환하는 수술 등만 이뤄지고 있다.

티슈진은 이러한 골관절염 시장을 근본적 치료제인 인보사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인보사는 골관절염의 근본적 증상인 통증 및 기능 저하를 완화하고, 관절조직 내 염증을 제거해 질병 진행을 억제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제 등은 부작용이 있고, 인공관절 수술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며 "인보사는 이러한 틈을 채우는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년 초 미국에서 임상시험 3상을 진행하고, 근본적 치료제로 인정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7월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을 통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무릎 연골 재생 효과를 인정받지 못해 효능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식약처는 품목허가 조건 변수로 통증 완화를 중시했다"며 "연골재생완화 등의 부평가 변수는 국내 가이드라인에 없었기 때문에 미국 임상시험에 앞서 일종의 실험 형식으로 159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티슈진은 미국 임상시험 3상은 구조적 변화 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설계했다고 밝혔다. 미국 임상시험 3상은 미국 내 70개 기관에서 환자 10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염증 완화, 연골재생, 골극 재생 제어 등의 효능을 검증한다.

비용은 약 1000억원으로 이번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을 거쳐 2022년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2023년 미국에 인보사를 내놓는 것이 목표다.

지역별 사업화 전략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도 가속한다. 이미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 및 아시아 22개 판매 독점권을 확보했다. 일본은 기술수출을 통해 공략한다. 중국 시장은 현지 제약사 및 다국적 제약사와 함께 진출한다.

이 대표는 "유럽의 인허가 기관으로부터 추가 임상시험 없이 미국 임상시험 결과를 인정해주겠다는 확답을 받았다"며 "기술수출할 유럽 업체 등을 찾고 있다"고 했다.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도 확대한다. 티슈진은 인보사의 적용 범위를 손, 고관절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이 대표는 "손이나 고관절 부분은 임상시험 2상부터 바로 진입할 예정"이라며 "근골격계 질환 치료제의 경우 동물 실험을 마쳤고, 동물의약품도 동물 시험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티슈진은 오는 17~18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3~24일 청약을 거쳐 내달 6일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주식 수는 750만 주다. 공모 희망가는 1만6000~2만7000원으로,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은 9671억~1조6320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가총액이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