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간 군사력 우열을 가리긴 쉽지 않다. 북한은 공격, 한국은 방어에 각각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군의 목표 자체가 달라서다. 무기 수를 놓고 봐도 일률적으로 누가 더 앞선다고 판정하기 어렵다. 다만 핵과 미사일,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 핵잠수함(SSBN)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무기체계에선 한국이 우위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북한은 핵무기를 비롯한 비대칭 전력(상대방의 우위 전력을 피하면서 약점이나 급소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 개발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다른 무기 부문에서 북한은 우리 군보다 수적으로 많지만, 질적으론 크게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방부의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 육군의 전차는 4300여 대로 우리 군(2400여 대)의 2배에 가깝다. 하지만 북한 전차는 대부분 1960년대에 개발됐다. 반면 우리 육군의 주력 전차인 ‘K-1’과 ‘K1A1’ ‘K2 흑표’ 등은 최신형 전차다. 북한 공군 전투기 역시 1950년대 생산된 ‘미그-19’와 ‘미그-21’이 대다수다. 북한의 해군 무기도 너무 낡아 실전에 투입됐을 때 오래 버티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북한 도발에 대비해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3축 체계는 선제타격용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시스템을 가리킨다. 킬체인 구축을 위해선 인공위성을 비롯한 정찰자산, 정밀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 추가 도입, 사거리 800㎞의 신형 탄도미사일인 ‘현무-2C’의 실전배치를 추진 중이다. 스텔스 전투기 F-35A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4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KAMD 구축을 위해선 패트리엇 개량형 미사일 PAC-3의 추가 도입 및 M-SAM 성능개량 등을 추진 중이다. KMPR을 가동하기 위해 기동헬기 블랙호크(UH-60·사진)의 야간 임무수행 성능을 보강하고, 치누크 헬기(CH-47D)의 성능 개량사업도 조기 추진할 방침이다.

우리 군에선 핵추진 잠수함(핵잠수함) 도입 및 자체 건조를 추진 중이다. 현재 보유 중인 디젤 잠수함만으로는 북한의 SSBN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잠수함 함장 출신인 문근식 해군 예비역 대령은 “디젤 잠수함의 수중 속도는 핵잠수함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기 때문에 북한의 SSBN을 추적·방어하기가 어렵다”며 “미군의 잠수함 작전 전개나 순환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우리 군이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잠수함은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쓴다.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농축도가 20%를 넘는 우라늄을 보유할 수 없어 한국이 우라늄을 군사적으로 이용하기 쉽지 않다. 한국이 핵잠수함을 개발하려면 한·미 원자력협정 등을 개정해야 한다. 농축률 90%의 우라늄을 사용하는 미국 핵잠수함은 6개월 이상 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 수중작전을 펼칠 수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