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과 관련해 전기요금 인상이 우려된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발전단가가 낮은 원전 비중이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레 전기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오는 2020년 이후에는 현재와 비교해 전기요금이 20% 가량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신 현재 30% 수준인 원전 발전 비중은 18%대로 낮출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받은 보고서를 토대로 기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년) 대신 탈원전 정책을 추진할 경우 2015~2035년 전력생산비용이 46.1%나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이 비용이 그대로 반영되면 당장 내년부터 전기요금이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2016년 기준 전기요금은 111.23원/㎾h이지만 2018년 113.6원/㎾h으로 2.13%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19년에는 7.21% 오른 119.25원/㎾h, 2020년에는 10.45% 인상된 122.86원/㎾h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2024년부터는 134.62원/㎾h으로 전기요금이 20%까지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 의원은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전력생산 비용이 대폭 증가하고 전기요금까지 상승할 개연성이 있음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곽대훈 의원도 산업부가 제출한 전력거래소의 예측치를 토대로 2030년까지 전기요금이 18.0% 상승한다는 전망 자료를 제시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7월 31일 "2022년까지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2016년 대비 2022년 전기요금은 0.8% 인상된다는 분석을 당정협의에 제출한 바 있다.

곽 의원은 산업부의 당시 예측 자료와 같은 조건으로 계산하면 2022년 이후 전기요금이 뛰기 시작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곽 의원은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이미 계산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시 2022년 전망치까지만 발표했다"며 "원전 감소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간까지의 요금만 공개한 것은 탈원전을 하더라도 전기요금에 변동이 크지 않다고 뻥튀기 홍보를 하려 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독일의 예를 들어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독일은 2011년 탈원전 결정 이후 가정용은 2017년까지 23.1% 증가했고 산업용은 41.8%나 올랐다"며 "전기요금 인상률을 놓고 연구기관이나 전문가에 따라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만큼 정부가 체계적인 시나리오별 분석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전기요금 원가연동제를 도입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국내 발전시장의 경우 총제조원가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6% 수준이며 여기에 감가상각비까지 포함할 경우 고정비 비중이 80%를 넘어선다"며 "전력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낮고 경제성장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도 임계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