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은 석유화학에 5조원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에쓰오일 울산공장 제2아로마틱 콤플렉스.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석유화학에 5조원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에쓰오일 울산공장 제2아로마틱 콤플렉스.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S-OIL)은 지난 8월 ‘비전 2025’ 선포식을 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존경받는 에너지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오스만 알감디 최고경영자
오스만 알감디 최고경영자
취임 1년을 맞은 오스만 알감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10년, 20년 후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지속될 수 있는 확고한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새 비전 수립의 의미를 설명했다.

알감디 CEO는 “에쓰오일의 핵심 역량은 사람, 즉 열정적이고 창조적인 인재들”이라며 “최고의 운영 효율성과 차별화된 투자 전략으로 새로운 비전을 달성해 2025년 영업이익 3조원, 시가총액 25조원을 목표로 사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자”고 말했다. 이는 지금보다 두 배 가까운 성장 목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6169억원을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14조3543억원(지난 8월30일 종가 기준)이다.

알감디 CEO는 “최고(excellence), 열정(passion), 정도(integrity), 협력(collaboration), 나눔(sharing) 등 다섯 가지 핵심 가치로 무장해 비전 달성과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에쓰오일의 서사시(EPICS)를 완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에쓰오일은 비전 2025 실현을 위해 △정유사업 강화 △화학사업 확대 △신규 미래성장동력 확충 등 3대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환경 시나리오를 고려해 새로운 전략체계를 마련했다”며 “회사 내부 역량 및 조직문화에 대한 평가와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미래 비전에 대한 열망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분야에 5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인 잔사유 고도화와 올레핀 다운스트림(RUC&ODC)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잔사유 고도화 시설(RUC)은 원유에서 가스, 경질유 등을 추출한 뒤 남는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 휘발유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잔사유 탈황시설, 분해공정 등 첨단 고도화시설을 통해 휘발유와 옥탄가 향상제(MTBE)를 생산한다. 같은 양의 원유를 투입하면서도 가치가 높은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돼 원가 절감과 수익성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창사 이래 최대의 신규 프로젝트를 통해 에쓰오일은 수익 창출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산업환경 변화에 발맞춰 전통적인 중질유 분해시설보다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프로필렌 유분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최신 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신 중질유 분해시설이 가동되면 더욱 우수한 수익성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정유 부문 비중이 현재 14%에서 19%로 늘어나고, 원유 가격보다 저렴한 중질유 비중은 12%에서 4%로 대폭 줄어든다. 아울러 석유화학 제품 포트폴리오도 71%를 차지하는 파라자일렌이 46%로 줄고 올레핀 제품이 37%로 늘어나는 등 균형 잡힌 구조를 갖출 전망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