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팔면서 6년 동안이나 판매 대금을 초과 수령해간 사실이 드러났다.

10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장비 판매대금을 인출해가면서 2010∼2015년에 걸쳐 매월 9천400만∼2억5천400만 달러(1천71억6천만∼2천895억6천만원)를 초과해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봉'이 된 대만… 미국, 6년간 무기대금 초과수령
대만 심계부(감사원 격)는 대만 국방부에 대한 이 같은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대만 국방부는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에 개설한 무기대금 지급 계좌에 대금을 입금하고 미국이 이를 인출하는 방식으로 무기를 구매해왔다.

심계부는 미국 측이 6년간에 걸쳐 두달치 예상 구매대금을 미리 인출해 가는 방식으로 대금을 초과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 국방부에 시정 조치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군 재무관리규정에 따라 정기적으로 계좌에서 한달분 예상구매액을 미리 인출해 '미군 무기판매 신탁기금'에 이체하도록 하는데 대만에 대해서는 1개월분을 더 수령한 셈이다.

이번 감사에서는 특히 인출액이 실제 대금의 두배에 이르는 사례도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국방부는 심계부의 권고에 따라 미국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규정을 준수할 것을 요청했으며, 미국도 이에 동의했다.

대만은 지난 2015년 미국으로부터 14억 달러(1조5천960억원) 규모의 군사무기 및 장비를 구매하는 미국의 7번째 무기시장이다.

이와 관련해 대만 일각에서는 국방 전력을 미국에 과도하게 의존해오다 미국의 '현금인출기'로 전락했다는 혹평마저 이어지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만은 최근 미국으로부터 구매키로 한 무기장비대금의 일부를 미국에 이미 건넸으나 장비 인도가 계속 지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만 해병대가 50억 대만달러(1천878억원)에 구매한 상륙돌격 장갑차 AAV7총 36대도 대금이 이미 지불됐지만 미국은 통지를 받고서 3년6개월이나 늦게 인도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lovestaiw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