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부·계모 아동 학대 5% 불과, 가해자 71%가 친부모

어린 자녀를 돌보지 않고 방치하거나 신체·정서적으로 괴롭히는 가정 내 아동 학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아동 학대 주범은 양부모 아닌 친부모…"부모교육 시급"
지극한 정성을 쏟아도 모자랄 판에 성인과 달리 스스로 대처할 능력이 없는 아동을 학대하는 대부분의 '주범'이 친부모라는 점에서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5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8월 도내 아동보호전문기관 3곳에 접수된 아동 학대 신고 건수는 908건, 피해 아동은 539명에 달한다.

한 달 평균 113.5건, 67명이다.

한 달 평균 115.6건, 총 1천388건의 신고가 이뤄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양한 예방 대책 추진에도 아동 학대가 좀처럼 줄지 않는 상황이다.

피해 아동 539명의 학대 유형을 구분하면 온갖 학대가 함께 이뤄진 중복 학대가 48.1%(259건)로 가장 많다.

이ㅓ 아동에게 욕을 하거나 호통 치고 감금하는 식으로 심리적 상처를 주는 정서적 학대가 20.8%(112건)에 달했고 부모가 양육 의무를 포기한 채 방치하는 방임이 15.4%(83건), 손찌검하는 신체적 학대가 11.9%(64건)이다.

이런 학대 행위는 아동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행청소년으로 탈선하게 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문제는 아동을 학대하는 행위자 중 친부모가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계부·계모나 어린이집·유치원 내 학대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신고 접수 내용을 분석해 보면 아동 학대가 대부분이 친부모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친부모를 학대 행위자로 꼽은 아동이 무려 70.7%(381명)에 달하며 계부·계모를 꼽은 아동은 5.2%(28명)에 불과하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 방법, 과도한 스트레스나 알코올 남용이 아동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인 부모 교육의 확대나 부모를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상담·치료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