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장염 일으킬 수 있어…아이스박스 등에 보관해야

추석 연휴 귀경길에 오를 때 도로가 심하게 막혀 고향에서 싸온 음식이 상한 것으로 의심된다면 아까워도 건강을 생각해 버리는 게 바람직하다.

추석의 대표 음식인 송편은 자동차 안에 오래 두면 금방 상할 수 있고, 고사리·숙주나물 등도 냉장보관을 하지 않으면 쉽사리 변질하기 때문이다.

5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명절 음식을 꼭 가져와야 한다면 아이스박스를 이용하고, 음식을 자동차에 장시간 보관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흔히 여름철 질환으로 알고 있는 식중독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식중독은 황색포도상구균·살모넬라균·노로바이러스와 같은 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거나, 복어 독·감자 독·버섯 독 등 음식 자체의 독성으로 발병하는 질환을 뜻한다.

이미 상온에 방치됐던 차례상 음식을 자동차 안에서까지 장시간 보관하게 되면 식중독에 걸릴 발생위험이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심각하지 않은 식중독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치유되지만, 구토와 설사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상한 음식은 식중독뿐 아니라 위장관의 염증과 관련한 장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장염은 바이러스·세균·기생충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발생하는데 바이러스성 장염이 50~70%, 세균성 장염이 15∼20% 정도를 차지한다.

이 중 바이러스성 장염은 전염성이 있으므로 학교·보육시설·병원·식당 등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서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최명규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설사가 2주 이상 지속하는 경우에는 감염성 장염이 아닌 다른 원인이 의심되므로 병원을 방문해 꼭 진찰을 받아야 한다"며 "조리한 음식을 상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상한 게 의심이 되면 무조건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선 서울성모병원 영양팀 팀장은 "음식은 조리 후 시간이 지나면 맛이 떨어지고 영양적인 부분에서도 손실이 크다"며 "남은 음식을 집에 싸오는 것보다 고향 집에서 오래간만에 보는 가족·친척들과 즐겁게 나눠 먹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귀경 정체에 추석음식 상할라…신선도 유지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k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