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다 도키코 장녀, 5·18묘지 문병란 시인·김혜옥 할머니 묘소 참배

일제강점기 한인 징용자 생매몰사고 진상규명에 앞장선 일본 양심작가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1905∼2004)의 유족이 오는 6일 광주를 방문한다.
'한인징용자 매몰' 알린 일본 양심작가 유족, 6일 광주 방문
작가는 일제 패망을 앞둔 1945년 일본 아키타현 오다테시 하나오카광산에서 한인 11명과 일본인 11명이 갱도 내부 붕괴로 매몰당한 사건을 규명했다.

사고 후 광산에는 중국인 포로 986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가혹한 노동과 학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봉기했다가 481명이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하나오카 사건은 2000년 도교 고등재판소 판결로 가해 주체였던 가시마구미건설이 피해자 대리자인 중국적십자회에 5억엔을 내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중국인 학살에 앞서 생매몰당한 한국인 징용피해자 11명의 유골발굴과 보상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매몰 책임자 측인 도와광업은 갱도를 노천채굴터로 개발해 유골을 훼손하고 그곳을 메워 유원지로 조성했다.

마쓰다 도키코는 저서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을 통해 한인 징용자 매몰 진상규명에 나섰고, 단편소설 '어는 갱도'로 일제 전쟁범죄를 성찰했다.

2004년 99세를 일기로 타계한 작가는 97∼98세의 노구를 이끌고 이라크전쟁 파병 반대 등 평화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6일 광주 방문에는 작가의 큰 딸인 하시바 후미코(橋場史子)가 마쓰다 도키코회의 회장인 문학평론가 사와다 아키코(澤田章子)와 동행한다.

이들은 마쓰다 도키코를 국내에 알린 김정훈 전남과학대 일문학 교수와 면담하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5·18묘지에는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 서문을 지은 문병란 시인, 징용피해자이자 5월 유공자인 김혜옥 할머니 묘소가 마련돼 있다.

마쓰다 도키코 유가족은 작가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간직했던 과거사 성찰에 대한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