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영화 보고 여행 떠나… 추석 고향 안 가는 '혼추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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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취업 질문받고 스트레스 받느니"…귀성 안 하는 젊은 층 늘어
청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미혼의 김모(40)씨는 올해 추석 고향인 괴산에 잠시 들러 인사만 하고 나머지 연휴 기간에는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가족이 그립기는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를 재충전을 위해 오롯이 자신만을위한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씨는 "평소 바빠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긴 연휴 기간에 해보려 한다"며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도 좋지만, 연휴가 길다 보니 혼자서 명절을 보내는 것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래간만에 만난 가족이며 친지들이 미혼인 김씨에게 결혼에 관해 퍼붓는 질문 공세에 시달리면서 겪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부담스러운 그는 점차 고향으로 가는 발길이 뜸해졌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친인척이 모두 모여 시간을 보내던 명절 풍속도 역시 바뀌고 있다.
김씨처럼 미혼이거나 취업을 하지 못한 젊은층들은 명절에 귀성을 꺼린다.
올해 추석 연휴는 열흘이나 돼 나홀로 여행을 떠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
3일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24일까지 미혼남녀 471명(남 232명, 여 239명)을 대상으로 추석 명절 계획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44.2%는 고향에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40.8%)고 답했으며 '해외여행을 떠난다'(24.6%)거나 '국내 여행을 떠난다'(13%)는 답도 많았다.
나홀로 연휴 기간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항공권 검색량도 작년보다 폭증했다.
전 세계 여행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는 올해 추석 연휴인 9월 30일∼10월 9일 출발 예정 항공권 검색량이 지난해 추석 기간(9월 14일∼9월 18일)보다 약 8.5배 늘어나 900만건을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눈에 띄는 건 1인 여행객의 항공권 검색량이다.
작년 추석 기간보다 8.2배 늘었고 전체 항공권 검색량의 절반 이상인 52.3%를 차지했을 만큼 나홀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연휴 기간이 올해만큼 길지 않더라도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으로 명절 연휴 혼자 지내는 나홀로족의 증가는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월 KB금융경영연구소가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해 20∼40대 1인 가구 1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삶을 즐기는 이유로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대답(84.4%)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혼자만의 여가시간 활용(75.9%), 가족(부모·배우자·자녀)에 대한 부담 없음(12.4%) 등이 뒤를 이었다.
강희경 충북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대가족 중심의 농업사회에서 핵가족 중심의 현대사회로 바뀌면서 명절 문화가 변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대적 흐름이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회구성원들이 현실적인 명절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vodcast@yna.co.kr
청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미혼의 김모(40)씨는 올해 추석 고향인 괴산에 잠시 들러 인사만 하고 나머지 연휴 기간에는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가족이 그립기는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를 재충전을 위해 오롯이 자신만을위한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씨는 "평소 바빠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긴 연휴 기간에 해보려 한다"며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도 좋지만, 연휴가 길다 보니 혼자서 명절을 보내는 것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래간만에 만난 가족이며 친지들이 미혼인 김씨에게 결혼에 관해 퍼붓는 질문 공세에 시달리면서 겪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부담스러운 그는 점차 고향으로 가는 발길이 뜸해졌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친인척이 모두 모여 시간을 보내던 명절 풍속도 역시 바뀌고 있다.
김씨처럼 미혼이거나 취업을 하지 못한 젊은층들은 명절에 귀성을 꺼린다.
올해 추석 연휴는 열흘이나 돼 나홀로 여행을 떠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
3일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24일까지 미혼남녀 471명(남 232명, 여 239명)을 대상으로 추석 명절 계획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44.2%는 고향에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40.8%)고 답했으며 '해외여행을 떠난다'(24.6%)거나 '국내 여행을 떠난다'(13%)는 답도 많았다.
나홀로 연휴 기간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항공권 검색량도 작년보다 폭증했다.
전 세계 여행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는 올해 추석 연휴인 9월 30일∼10월 9일 출발 예정 항공권 검색량이 지난해 추석 기간(9월 14일∼9월 18일)보다 약 8.5배 늘어나 900만건을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눈에 띄는 건 1인 여행객의 항공권 검색량이다.
작년 추석 기간보다 8.2배 늘었고 전체 항공권 검색량의 절반 이상인 52.3%를 차지했을 만큼 나홀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연휴 기간이 올해만큼 길지 않더라도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으로 명절 연휴 혼자 지내는 나홀로족의 증가는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월 KB금융경영연구소가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해 20∼40대 1인 가구 1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삶을 즐기는 이유로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대답(84.4%)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혼자만의 여가시간 활용(75.9%), 가족(부모·배우자·자녀)에 대한 부담 없음(12.4%) 등이 뒤를 이었다.
강희경 충북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대가족 중심의 농업사회에서 핵가족 중심의 현대사회로 바뀌면서 명절 문화가 변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대적 흐름이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회구성원들이 현실적인 명절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vodca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