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네덜란드 디지털 지도 제작업체인 히어(HERE)테크놀로지스 지분 인수를 추진하다가 미국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접었다. 전방위로 뻗어나가는 차이나머니에 대한 경계심이 발동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텐센트는 자회사인 내비게이션 제조업체 나브인포,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함께 히어 지분 10%를 인수하려 했으나 안보 문제를 우려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가 있는 히어는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및 위치기반 서비스에 필요한 상세한 3차원 지도를 개발하는 회사다. 본사 외에도 미국 시카고, 독일 베를린, 인도 뭄바이에 개발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시카고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지분 매각에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히어는 또 BMW와 다임러, 폭스바겐 계열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업체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회사들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핀란드 노키아에 28억유로(약 3조7700억원)를 주고 히어를 샀다. 텐센트 등은 작년 12월 이 회사 지분 10%를 2억4300만유로(약 3300억원)에 사겠다고 밝혔다. 독일 경쟁당국에선 지난 1월 이 계획을 승인받았지만, 미국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