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그래픽 = 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ING생명은 지난 5월 상장 이후 주가가 약 40% 상승했다. 강력한 자본력이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금리상승 및 규제 강화로 인한 금융주 패러다임 변화 시대에 오히려 펀더멘털 강화의 계기를 찾을 수 있는 소수의 회사 중 한 곳이라고 판단한다.

향후 도입, 혹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본 규제는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RBC),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 기준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대다수의 보험사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확정고금리부채가 많았던 생명보험사뿐 아니라 손해보험사 역시 RBC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ING생명은 이런 규제 변화가 오히려 자본력 강화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먼저 연 6% 이상의 확정고금리 부채 비중이 10.1%에 불과해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것이 강점이다. 솔벤시II(Solvency II)의 적용을 받는 유럽 보험사 기준에 발맞춰 이미 자산듀레이션을 극대화시켜 놓은 만큼 준비금에서의 평균 부담이율도 연 4.0%로 경쟁사 대비 낮다.

ING생명은 금리리스크가 커질 것에 선제적으로 대비했다. 이에 따라 RBC비율은 3월 말 288%에서 6월 말 523%까지 상승했다. 2019년 말 신RBC 규제 도입 시까지 495%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보험사들은 자본규제 강화 시 자산·부채 듀레이션의 미스매칭을 해소하기 위해 자산듀레이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 대출과 같이 듀레이션이 짧은 기존 고이율 자산을 초장기 국고채 등의 저이율 자산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운용수익률이 하락하는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NG생명은 솔벤시II 기준 아래서의 보수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펼쳐 운용자산 중 국내 채권이 86.6%를 차지한다. 향후 제도 강화에 따른 듀레이션 미스매칭을 우려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오히려 제도강화 이후 RBC 비율이 상승하면 채권의 일부를 고수익 자산인 대체투자 등으로 다변화시키며 운용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강력한 자본력은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활용 가능하다. 2017년과 2018년 주당배당금(DPS)이 각각 2200원, 2300원으로 배당수익률이 4.9%, 5.1%에 달할 것으로 본다. 제한적인 배당여력으로 규제 당국과의 조율이 필요한 다른 회사와 달리 충분한 배당 재원을 확보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역시 고배당 성향의 유지를 원하고 있다. ING생명은 2019년까지 이익의 50% 이상 환원 및 중간배당 계획을 공시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연간이익 규모가 3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올해 중간배당은 약 600~700원, 연말배당은 1500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ING생명은 2010년대 초반 판매채널의 이탈과 방카슈랑스 판매 등 여러 이유로 보장성보험 비중이 46.6%에 불과하다. 생보사 대비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절대 신계약가치 규모도 1010억원(2016년 기준)으로 이익의 기초 체력(약 3000억 내외) 대비 부진하다. 하지만 향후 자본력의 우위 및 생산성 높은 판매채널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상반기 기준 이 회사의 보장성 APE는 1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상승했다.

매력적인 인수합병(M&A) 대상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3~4년간 은행 이외의 업종에서 다양한 M&A 사례가 존재했다. 특히 KB금융지주의 경우 2010년 이후 신한지주에게 빼앗겼던 금융업종 내 대장주 지위를 현대증권, LIG손보 인수 등을 통해 일시에 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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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공 사례를 통해 향후 충분한 자본력을 확보한 다양한 국내외 금융그룹이 추가적인 M&A 대상을 물색할 가능성이 높은데 손보 및 증권 내에서는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생보부문에서도 자본규제 강화에 따른 추가 출자 우려 등이 존재함을 감안하면 동사에 대한 상대적 메리트가 크게 부각될 수 있다.

지속적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2017년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률(PER) 11.6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 수준으로 여전히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있다. 특히 향후 추가 출자 우려로 PBR에 대한 신뢰성이 낮은 경쟁사 비교해 투자 이점이 많다.

장효선 <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팀장 Sean_chang@sams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