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늘의 눈' 뜨면 北이동식미사일 은밀 기동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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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레이더 위성 36개, 어둠과 구름 뚫고 北 전역 촘촘히 감시 가능
위성+빅 데이터+인공지능 분석 통한 "투명성 혁명이 이동식 군사력 무력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진정한 억지력은 말 폭탄이나 전술핵 재배치보다는 북한 상공 500km 저궤도에서 밤낮이나 구름, 눈, 폭풍에 관계없이 북한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피는 미국의 '하늘의 눈'에 있을지 모른다. 미국의 미니 인공위성 업체 카펠라 스페이스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첫 화면에 27일 현재 '발사 전 126일'이라고 떠 있다.
외교·안보 전문 매체 디펜스 원의 지난달 2일 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실험사업단(DIUx)과 계약한 이 업체의 초소형 인공위성이 계획대로 앞으로 2년간에 걸쳐 36개 발사되면 북한 어느 지점이든 24시간 내내 언제든 내려다볼 수 있다.
토스터 2개 또는 비치볼 정도 크기의 이 초소형 위성에는 광학 카메라가 아닌 합성구멍레이더(SAR) 장비가 장착돼 있어 전천후 감시도 가능해진다.
북한이 미국의 위성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이동식발사 차량(TEL)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려 해도 TEL의 은밀한 기동이 극히 어렵게 된다.
각종 원격 전자 탐지 능력의 혁명적 발전 때문에 핵무기 등의 은닉을 무력화하는 '투명성 혁명'의 결과다.
케어 리버 조지타운대 교수 등은 하버드대 벨퍼센터가 발행하는 저명 학술지 '국제안보' 봄호에서 '투명성 혁명'을 제기하면서 SAR 위성이 20개 동원될 경우 북한의 TEL이 위성의 감시를 피해 이동할 수 있는 시간 간격은 24분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카펠라의 위성 36개가 모두 떠 있을 경우와 같이 위성이 늘어날수록 그 간격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카펠라의 SAR 위성은 1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이란 출신의 창업자 파얌 바나자데는 지난 5월 블룸버그닷컴과 인터뷰에서 밤중에 트럭이 흙길을 지나갔다면 "이 위성이 도로가 1~2mm 눌린 것도 잡아내" 트럭이 지나간 길이 위성 사진 속에서 밝게 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숨기는 자와 찾는 자 사이의 숨바꼭질이 숨기는 자에게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수중 탐지 기술의 발전으로 잠수함도 예외일 수 없다고 리버 교수는 말했다.
숨기는 자가 인공위성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반위성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한 "TEL 미사일과 같은 이동식 무력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과거의 가정은 바뀌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미사일을 탑재하고 발사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TEL이 격납고에서 나오는 순간 포착, 추적하면서 이동 중에도 선제타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직은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엔 포착하기 쉽지 않고, 이동식 발사 차량의 경우 더 사전 포착이 힘들다.
그러나 우주 저궤도에 SAR 위성을 충분히 발사해 북한 상공을 "담요로 덮듯" 감시할 수 있게 되면" 북한의 미사일 동향을 거의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게 된다.
분초를 다투는 긴급 표적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이 가능해지고 미사일 공격 대상 도시 주민들의 대피 시간도 많이 벌 수 있게 된다고 디펜스 원은 설명했다.
중국이 한국에 배치된 미국의 사드체계에 대해 미·중간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는 것도 사드체계의 요격 미사일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중국의 전략 핵미사일의 움직임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때문이다.
민간의 값싸지만 탁월한 성능의 초소형 인공위성망을 활용한 미국의 '하늘의 눈'은 이미 일부 작동하고 있다.
현재 190개가 저궤도에 뿌려진 플래닛 랩의 초소형 인공위성들이다.
이 위성들은 광학 카메라를 달고 있어 주간에만 감시가 가능한 한계가 있으나, 위성 한 대마다 매일 200만㎢의 면적을 찍은 사진을 1만 장씩 만들어 낸다.
사진 자료들은 매일 10차례, 한 차례마다 8분간에 걸쳐 지상 관제소로 보내진다고 블룸버그닷컴이 지난 6월 29일 소개했다.
지구 상의 어떤 지점이든, 짧은 간격으로 변화된 모습을 감시할 수 있다.
기존 대형 위성 사진은 자료 분석자들의 책상에 오르는 데 수주 또는 수일이 걸린다.
그만큼 과거의 사진인 것이다.
본래 우주의 군사화에 반대해 플래닛을 차린 창업자들은 비둘기(dove)라고 이름 붙인, 가로세로 각 10cm에 높이 30cm인 초소형 위성을 개발했고 실제로 대학, 연구소 등엔 자사의 위성 사진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좀 시일이 지나고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사진은 일반인도 무료로 볼 수 있다.
정부와 기업 측엔 물론 유료다.
미국의 남부사령부가 지난 3월 민간 분석 업체에 의뢰, 플래닛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1년 전 베네수엘라의 비밀 군사훈련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고 디펜스 원은 지난 6월 21일 소개했다.
이 매체는 미니 위성, 마이크로 위성, 나노 위성 등으로 분류되는 초소형 위성들의 미래 군사 용도를 설명하면서 '게임 체인저'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기존 인공위성 업계의 주도 업체인 디지털글로브의 위성은 화질은 최고급이지만 하루 최대 2번만 지구 촬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회사가 추진 중인 '월드뷰 군단'이라는 위성망 구축이 2021년 완료되면 지구 곳곳을 20분 단위로 찍을 수 있다.
수요가 많은 지점에 대해선 하루 40차례 찍은 사진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핀란드의 초소형 위성 회사 ICEYE도 이르면 내년부터 SAR 위성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정부기관, 기업체 등 고객이 이 회사의 웹 브라우저를 열어 필요한 지점을 찍으면 지형 등의 입체 사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카펠라, 플래닛, 디지털글로브, ICEYE 등의 위성들이 지구 궤도를 뒤덮은 채 북한이나 분쟁 지역 등 관심 지역을 집중·중첩 감시하게 되면, 실제 '투명성 혁명'이 실현된다.
시장조사 기관인 아바센트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지구 위에 떠 있는 소형 위성들이 올해 말이면 모두 1천500개에 이르게 된다.
군사 분야에서 우주 기반 원격 감지 혁명은 위성 탐지 능력만으로 이뤄지진 않는다.
위성이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지상에 전달(통신)하고 이를 화상으로 만들고 특이사항을 분석, 식별해내며(처리) 그 결과를 공격용 무기 자산과 공유(통신)하는 능력 역시 뒷받침해야 한다.
DIUx가 카펠라 위성과 계약하기 한 달 앞서 오비탈 인사이트라는 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이 이 때문이다.
오비탈 인사이트는 기계학습 기술을 이용, 방대한 위성 사진 자료에 대한 실시간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모두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디펜스 원'이 전했다.
북한 상공 저궤도에 촘촘히 떠 있는 SAR 위성, 광학 위성 등은 물론 글로벌 호크 같은 무인 정찰기와 각종 유무선 신호 감청 장치들이 만들어 내는 빅 데이터를 취합, 신속히 분석, 유의미한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선 인간 분석가만으론 역부족이다.
인공지능(AI)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달리 지치지 않고 자료를 분석하면서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패턴까지 찾아내 제시해 준다.
영국 업체 테라보틱스는 위성이 보낸 자료가 가공되기 전, "화소(pixel)와 화소 사이에 있는 풍부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동한다.
"화상을 일종의 전파 같은 신호로 전환하면 화소의 제약에서 벗어나 광산의 갱도가 더 깊어졌다든지, 폐석 더미가 더 커졌다든지 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고 영국의 BBC방송은 지난 21일 소개했다.
각종 감지 장치들이 쏟아내는 빅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면, 북한 TEL의 기동훈련 경로, 발사 예정지, 격납고 위치 등도 모두 사전에 파악했다가 미묘한 변화를 포착함으로써 북한 군사행동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난 2011년 하버드대의 위성감시사업(SSP) 팀은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수단과 남수단의 분쟁 지역인 아비에이 쪽으로 군부대와 장갑차 이동이 가능한 도로가 건설되고 있는 것을 발견, 수단군의 침공을 예측했고 실제로 수개월 후 수단군이 침공했다고 디펜스 원은 예시했다.
와이어드닷컴은 지난달 21일 "미래의 위성들이 보내는 사진은 이제 세계가 몇 달 전, 몇 주 전, 며칠 전 어땠는가를 보여주거나 현재 어떤지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보여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 데이터를 통한 예측력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이 될 전망이다.
자동 로봇 무기 같은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이 전쟁과 국제관계에 미칠 영향은 핵무기 개발에 비견될 정도라고 하버드대 과학국제문제 벨퍼연구소가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산하 정보고등연구기획청(IARPA)의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규정했다.
인공위성과 빅 데이터, 통신, 인공지능이 결합한 투명성 혁명이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동태를 낱낱이 감시할 수 있다면, 김정일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의 동태와 동선 감시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역시 강력한 대북 억지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위성 혁명의 마지막 단계는 값싸게 언제든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 산업의 혁명적 발전이다.
초소형 위성은 크기가 작은 만큼 배터리 등의 제약으로 수명이 2~3년이어서 그때마다 교체해야 한다.
또 위성에 적용할 새로운 기술을 그때그때 탑재할 필요가 생길 수도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로켓 재활용 사업의 문을 열었으나, 미국과 뉴질랜드 합작사인 로켓 랩을 비롯해 벡터 스페이스 시스템, 버진 오비트 등 로켓 업체들이 수년 내 매년 약 100회 발사 등을 목표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닷컴은 전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현재 위성 발사 비용은 한 번에 평균 약 2억 달러. 지난해 미국에선 22회 발사만 있었으나, 로켓 랩 구상대로 되면 1회 발사에 500만 달러면 되고 1주일에 한 번씩 발사가 가능해진다.
소형 위성 발사용으로 설계된 로켓 랩의 로켓은 탄소섬유로 몸체를 만들고 엔진은 모두 3D 프린터로 제작한다.
일반적인 로켓 엔진 제작에 보통 수개월 걸리는 데 비해 로켓 랩의 엔진은 24시간 만에 만들 수 있다.
지난 5월 첫 시험 비행에서 우주 진입에 성공했으나 궤도엔 도SAR달 못했다.
기존 소형 위성 업체들은 지금까지는 다른 우주화물을 실은 대형 로켓의 빈 공간에 편승, 소형 위성들을 발사하고 있다.
플래닛은 지난 2월 인도 로켓을 이용, 한 개에 무게 4kg인 초소형 위성 88개를 한꺼번에 궤도에 쏘아 올리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ydy@yna.co.kr
위성+빅 데이터+인공지능 분석 통한 "투명성 혁명이 이동식 군사력 무력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진정한 억지력은 말 폭탄이나 전술핵 재배치보다는 북한 상공 500km 저궤도에서 밤낮이나 구름, 눈, 폭풍에 관계없이 북한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피는 미국의 '하늘의 눈'에 있을지 모른다. 미국의 미니 인공위성 업체 카펠라 스페이스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첫 화면에 27일 현재 '발사 전 126일'이라고 떠 있다.
외교·안보 전문 매체 디펜스 원의 지난달 2일 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실험사업단(DIUx)과 계약한 이 업체의 초소형 인공위성이 계획대로 앞으로 2년간에 걸쳐 36개 발사되면 북한 어느 지점이든 24시간 내내 언제든 내려다볼 수 있다.
토스터 2개 또는 비치볼 정도 크기의 이 초소형 위성에는 광학 카메라가 아닌 합성구멍레이더(SAR) 장비가 장착돼 있어 전천후 감시도 가능해진다.
북한이 미국의 위성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이동식발사 차량(TEL)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려 해도 TEL의 은밀한 기동이 극히 어렵게 된다.
각종 원격 전자 탐지 능력의 혁명적 발전 때문에 핵무기 등의 은닉을 무력화하는 '투명성 혁명'의 결과다.
케어 리버 조지타운대 교수 등은 하버드대 벨퍼센터가 발행하는 저명 학술지 '국제안보' 봄호에서 '투명성 혁명'을 제기하면서 SAR 위성이 20개 동원될 경우 북한의 TEL이 위성의 감시를 피해 이동할 수 있는 시간 간격은 24분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카펠라의 위성 36개가 모두 떠 있을 경우와 같이 위성이 늘어날수록 그 간격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카펠라의 SAR 위성은 1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이란 출신의 창업자 파얌 바나자데는 지난 5월 블룸버그닷컴과 인터뷰에서 밤중에 트럭이 흙길을 지나갔다면 "이 위성이 도로가 1~2mm 눌린 것도 잡아내" 트럭이 지나간 길이 위성 사진 속에서 밝게 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숨기는 자와 찾는 자 사이의 숨바꼭질이 숨기는 자에게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수중 탐지 기술의 발전으로 잠수함도 예외일 수 없다고 리버 교수는 말했다.
숨기는 자가 인공위성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반위성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한 "TEL 미사일과 같은 이동식 무력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과거의 가정은 바뀌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미사일을 탑재하고 발사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TEL이 격납고에서 나오는 순간 포착, 추적하면서 이동 중에도 선제타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직은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엔 포착하기 쉽지 않고, 이동식 발사 차량의 경우 더 사전 포착이 힘들다.
그러나 우주 저궤도에 SAR 위성을 충분히 발사해 북한 상공을 "담요로 덮듯" 감시할 수 있게 되면" 북한의 미사일 동향을 거의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게 된다.
분초를 다투는 긴급 표적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이 가능해지고 미사일 공격 대상 도시 주민들의 대피 시간도 많이 벌 수 있게 된다고 디펜스 원은 설명했다.
중국이 한국에 배치된 미국의 사드체계에 대해 미·중간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는 것도 사드체계의 요격 미사일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중국의 전략 핵미사일의 움직임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때문이다.
민간의 값싸지만 탁월한 성능의 초소형 인공위성망을 활용한 미국의 '하늘의 눈'은 이미 일부 작동하고 있다.
현재 190개가 저궤도에 뿌려진 플래닛 랩의 초소형 인공위성들이다.
이 위성들은 광학 카메라를 달고 있어 주간에만 감시가 가능한 한계가 있으나, 위성 한 대마다 매일 200만㎢의 면적을 찍은 사진을 1만 장씩 만들어 낸다.
사진 자료들은 매일 10차례, 한 차례마다 8분간에 걸쳐 지상 관제소로 보내진다고 블룸버그닷컴이 지난 6월 29일 소개했다.
지구 상의 어떤 지점이든, 짧은 간격으로 변화된 모습을 감시할 수 있다.
기존 대형 위성 사진은 자료 분석자들의 책상에 오르는 데 수주 또는 수일이 걸린다.
그만큼 과거의 사진인 것이다.
본래 우주의 군사화에 반대해 플래닛을 차린 창업자들은 비둘기(dove)라고 이름 붙인, 가로세로 각 10cm에 높이 30cm인 초소형 위성을 개발했고 실제로 대학, 연구소 등엔 자사의 위성 사진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좀 시일이 지나고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사진은 일반인도 무료로 볼 수 있다.
정부와 기업 측엔 물론 유료다.
미국의 남부사령부가 지난 3월 민간 분석 업체에 의뢰, 플래닛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1년 전 베네수엘라의 비밀 군사훈련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고 디펜스 원은 지난 6월 21일 소개했다.
이 매체는 미니 위성, 마이크로 위성, 나노 위성 등으로 분류되는 초소형 위성들의 미래 군사 용도를 설명하면서 '게임 체인저'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기존 인공위성 업계의 주도 업체인 디지털글로브의 위성은 화질은 최고급이지만 하루 최대 2번만 지구 촬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회사가 추진 중인 '월드뷰 군단'이라는 위성망 구축이 2021년 완료되면 지구 곳곳을 20분 단위로 찍을 수 있다.
수요가 많은 지점에 대해선 하루 40차례 찍은 사진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핀란드의 초소형 위성 회사 ICEYE도 이르면 내년부터 SAR 위성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정부기관, 기업체 등 고객이 이 회사의 웹 브라우저를 열어 필요한 지점을 찍으면 지형 등의 입체 사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카펠라, 플래닛, 디지털글로브, ICEYE 등의 위성들이 지구 궤도를 뒤덮은 채 북한이나 분쟁 지역 등 관심 지역을 집중·중첩 감시하게 되면, 실제 '투명성 혁명'이 실현된다.
시장조사 기관인 아바센트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지구 위에 떠 있는 소형 위성들이 올해 말이면 모두 1천500개에 이르게 된다.
군사 분야에서 우주 기반 원격 감지 혁명은 위성 탐지 능력만으로 이뤄지진 않는다.
위성이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지상에 전달(통신)하고 이를 화상으로 만들고 특이사항을 분석, 식별해내며(처리) 그 결과를 공격용 무기 자산과 공유(통신)하는 능력 역시 뒷받침해야 한다.
DIUx가 카펠라 위성과 계약하기 한 달 앞서 오비탈 인사이트라는 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이 이 때문이다.
오비탈 인사이트는 기계학습 기술을 이용, 방대한 위성 사진 자료에 대한 실시간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모두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디펜스 원'이 전했다.
북한 상공 저궤도에 촘촘히 떠 있는 SAR 위성, 광학 위성 등은 물론 글로벌 호크 같은 무인 정찰기와 각종 유무선 신호 감청 장치들이 만들어 내는 빅 데이터를 취합, 신속히 분석, 유의미한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선 인간 분석가만으론 역부족이다.
인공지능(AI)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달리 지치지 않고 자료를 분석하면서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패턴까지 찾아내 제시해 준다.
영국 업체 테라보틱스는 위성이 보낸 자료가 가공되기 전, "화소(pixel)와 화소 사이에 있는 풍부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동한다.
"화상을 일종의 전파 같은 신호로 전환하면 화소의 제약에서 벗어나 광산의 갱도가 더 깊어졌다든지, 폐석 더미가 더 커졌다든지 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고 영국의 BBC방송은 지난 21일 소개했다.
각종 감지 장치들이 쏟아내는 빅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면, 북한 TEL의 기동훈련 경로, 발사 예정지, 격납고 위치 등도 모두 사전에 파악했다가 미묘한 변화를 포착함으로써 북한 군사행동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난 2011년 하버드대의 위성감시사업(SSP) 팀은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수단과 남수단의 분쟁 지역인 아비에이 쪽으로 군부대와 장갑차 이동이 가능한 도로가 건설되고 있는 것을 발견, 수단군의 침공을 예측했고 실제로 수개월 후 수단군이 침공했다고 디펜스 원은 예시했다.
와이어드닷컴은 지난달 21일 "미래의 위성들이 보내는 사진은 이제 세계가 몇 달 전, 몇 주 전, 며칠 전 어땠는가를 보여주거나 현재 어떤지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보여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 데이터를 통한 예측력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이 될 전망이다.
자동 로봇 무기 같은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이 전쟁과 국제관계에 미칠 영향은 핵무기 개발에 비견될 정도라고 하버드대 과학국제문제 벨퍼연구소가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산하 정보고등연구기획청(IARPA)의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규정했다.
인공위성과 빅 데이터, 통신, 인공지능이 결합한 투명성 혁명이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동태를 낱낱이 감시할 수 있다면, 김정일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의 동태와 동선 감시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역시 강력한 대북 억지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위성 혁명의 마지막 단계는 값싸게 언제든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 산업의 혁명적 발전이다.
초소형 위성은 크기가 작은 만큼 배터리 등의 제약으로 수명이 2~3년이어서 그때마다 교체해야 한다.
또 위성에 적용할 새로운 기술을 그때그때 탑재할 필요가 생길 수도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로켓 재활용 사업의 문을 열었으나, 미국과 뉴질랜드 합작사인 로켓 랩을 비롯해 벡터 스페이스 시스템, 버진 오비트 등 로켓 업체들이 수년 내 매년 약 100회 발사 등을 목표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닷컴은 전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현재 위성 발사 비용은 한 번에 평균 약 2억 달러. 지난해 미국에선 22회 발사만 있었으나, 로켓 랩 구상대로 되면 1회 발사에 500만 달러면 되고 1주일에 한 번씩 발사가 가능해진다.
소형 위성 발사용으로 설계된 로켓 랩의 로켓은 탄소섬유로 몸체를 만들고 엔진은 모두 3D 프린터로 제작한다.
일반적인 로켓 엔진 제작에 보통 수개월 걸리는 데 비해 로켓 랩의 엔진은 24시간 만에 만들 수 있다.
지난 5월 첫 시험 비행에서 우주 진입에 성공했으나 궤도엔 도SAR달 못했다.
기존 소형 위성 업체들은 지금까지는 다른 우주화물을 실은 대형 로켓의 빈 공간에 편승, 소형 위성들을 발사하고 있다.
플래닛은 지난 2월 인도 로켓을 이용, 한 개에 무게 4kg인 초소형 위성 88개를 한꺼번에 궤도에 쏘아 올리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