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세계 최대 어학원인 월스트리트잉글리시(WSE·사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는 이번주 WSE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달 예비입찰에 참여해 복수의 PEF 및 전략적 투자자(SI)와 함께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선정되면서 본입찰 참여 자격을 얻었다.
WSE의 대주주는 세계적인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이코노미스트의 전 소유주이자 펭귄북스 롱맨 등 유명 출판사를 거느린 영국 교육기업 피어슨이다. IB업계에선 WSE의 인수가격을 4억달러(약 4512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어슨은 2009~2010년에 걸쳐 총 2억3800만달러를 들여 월스트리트인스트튜트를 인수한 뒤 2013년 WSE로 사명을 바꿨다. WSE는 전 세계 29개국 450여 개 교육센터에 약 20만 명의 연간 회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 어학원이다. 한국에도 2002년 월스트리트인스티튜트라는 이름으로 진출했다. 서울 삼성 강남 종로 신촌 여의도 분당 일산 부산 대구 등 10개의 교육센터를 열고 있다.
피어슨이 WSE를 매각하는 것은 사업을 재편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출판경기 악화로 173년 기업 역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2015년엔 FT를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8억4400만운드(약 1조5000억원)를 받고 판 데 이어 이코노미스트와 펭귄북스 지분도 매각했다.
지난 2월 WSE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놨다. 부티크IB인 몰리스앤드코(Moelis & Co)가 매각주관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두산공작기계를 1조1300억원에 인수한 MBK는 올 들어서도 대성산업가스(약 2조원)와 이랜드 모던하우스(약 7100억원)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활발한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년 동안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사들인 기업만 29개에 달한다. 올해 글로벌 PEF업계 전문지인 프라이빗에쿼티인터내셔널(PEI)이 선정한 ‘세계 300대 사모펀드(PEI 300)’에서 아시아 최대 PEF로 선정됐다. 지난 5년간 조달한 자금 규모만 109억달러에 이른다.
대형마트(홈플러스)부터 렌털업체(코웨이) 아웃도어브랜드(네파) 금융회사(ING생명, HK저축은행, 한미캐피탈)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MBK지만 교육사업 인수 시도는 처음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BK의 한국팀이 아니라 중국팀이 거래를 주도하기 때문에 지금껏 한국에서 보여온 투자 스타일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WSE 인수에 성공하면 기존 투자기업과 어떻게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연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급등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대규모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 들어 18.93% 올랐다. 지난 13일에는 장 중 9750원까지 상승해 52주 신고가를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의 상승세는 다른 증권주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올 들어 키움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등은 4~6% 오르는 데 그쳤다.미래에셋증권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이 같은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약 1467억원(보통주 250원·1우선주 275원·2우선주 25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1369억원(보통주 1500만 주·2우선주 250만 주)어치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2030년까지 자사주 총 1억 주를 추가 소각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밝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주가 부양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올해는 해외법인의 실적 개선이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미국법인의 세전이익은 945억원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체 해외법인 이익은 1661억원으로 전년 대비(485억원) 3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인수한 인도 미래에셋셰어칸의 자산관리(WM) 성과까지 반영되면 추가적인 실적 향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과 함께 연내 이뤄질 자기주식 추가 소각도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렸다.최만수 기자
개인투자자에게 팔린 홈플러스 단기채권 규모가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법인 판매분까지 합친 리테일(소매) 규모는 5400억원이었다. 홈플러스 채권 판매잔액 6000억원 중 대부분이 개인이나 중소기업에 떠넘겨진 것이다.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조사·분석한 결과,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기업어음(CP),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잔액은 총 5949억원이다. 이 중 증권사 일선 지점 등을 통해 개인에게 팔린 채권은 2075억원(676건)이다. 일반 법인에는 3327억원어치(192건)가 판매됐다. 기술·전자·해운업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이 주로 홈플러스 단기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단기채권 대부분이 개인이나 중소기업에 판매된 것으로 드러난 만큼 불완전판매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직전인 지난달에만 총 11차례에 걸쳐 1807억원어치 단기채권을 발행했다. ABSTB 발행액이 1517억원(4회)으로 가장 많았고 단기사채가 160억원어치(4회), CP가 130억원어치(3회) 발행됐다. 지난달 25일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이후에도 820억원 규모 ABSTB를 발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홈플러스 매장을 자산으로 편입한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서도 개인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정확한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심성미 기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여행·레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R(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탓이다.16일 ETF체크에 따르면 미국 여행·레저 관련 ETF 8개 종목의 최근 한 달(2월 18일~3월 14일)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여행&휴가 불 2X’ ETF(티커명 OOTO)다. 글로벌 여행 관련 기업의 일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한 달 사이 29.02% 급락했다.‘디렉시온 데일리 여행&휴가 불 2X’의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다. 2월 18일 160.6달러이던 에어비앤비 주가는 이달 14일 122.86달러로 한 달 새 23.5% 떨어졌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호텔(-14.69%)과 메리어트인터내셔널(-15.71%), 테마파크·크루즈 사업 등을 영위하는 월트디즈니(-9.97%) 등 비중 상위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꺾여 ETF 수익률도 흔들렸다.항공주 주가도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경기 불황으로 여행 수요가 감소한 데다 국제 유가까지 올라서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 한 달간 각각 28.65%, 27.34% 급락했다. 같은 기간 아메리칸항공은 32.40% 떨어졌다. 올 들어 항공기 사고가 잇따른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군용헬기와 아메리칸항공 항공기가 충돌해 승객 전원이 사망했고,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델타항공 항공기가 착륙 중 뒤집어졌다.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 등은 최근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이에 따라 항공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 수익률도 휘청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