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신용카드 상품은 전월실적, 할인한도, 사용영역 등의 조건이 충족됐을 때만 혜택을 제공한다. 그렇다 보니 30만∼50만원 이상 실적을 쌓기 부담스러운데도 불구하고 과소비를 하거나, 전월 기준실적을 맞추지 못해 연회비만 날리는 경우가 많다. 실적을 채우더라도 할인한도가 적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OO전용카드’라 불리는 특화카드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유, 교통, 통신, 외식 등 특정 영역에서 큰 혜택을 제공한다고 상품을 소개하며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고객들의 불만 역시 잦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특화카드는 제한된 영역 밖에서는 아무 혜택도 주어지지 않고, 혜택 제공 영역이라 하더라도 전월실적, 한도, 횟수 등 또 다른 조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화카드의 특성상 혜택이 큰 것처럼 보이지만 카드사들이 설정한 한도, 횟수와 같은 조건을 고려하면 고객이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뿐만 아니다. 상품마다 전월실적에 포함되는 조건이 다를 수 있어 사용하려는 카드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을 받은 지출은 전월실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조건이 없는 카드도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삼성카드4, 신한카드 심플플러스(SIMPLE+), KB국민카드 가온, 현대카드 제로(ZERO)를 들 수 있다. 특히 현대카드 제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인기를 누리며 현대카드의 히트 상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특화카드 vs 조건없는 카드…무엇이 합리적인 선택일까?
현대카드 제로 혜택을 살펴보면, 조건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0.7%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일상생활에 밀접한 음식점, 커피전문점, 대형할인점, 편의점, 대중교통 등의 영역에서 사용하면 0.5% 할인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최근에는 혜택 제공 방식과 추가 혜택 제공 영역에 따라 상품 수를 4종으로 확대했다. 4종의 제로 상품은 신용카드 포털사이트인 ‘카드고릴라’의 지난 7월 인기상품 조사에서 1위, 3위, 4위를 차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라인업을 4종으로 확대한 뒤 월 10만 장씩 발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단순함을 지향하는 시장의 트렌드와 맞아 떨어지면서 가성비가 좋은 카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화카드와 조건 없는 카드, 무엇이 좋은지에 대한 답은 소비자의 몫이다. 복잡한 조건들이 있지만 실속 있게 혜택을 챙길 자신이 있는 소비자라면 특화카드를, 아무 고민하지 않고 쓸 때마다 혜택이 제공되는 걸 원한다면 조건 없는 카드를 선택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