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들이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과 공모가 결정, 청약 과정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21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 집계 결과 이달 상장했거나 상장 예정인 공모기업 10개 중 절반인 5개가 희망가격 범위의 최저가 밑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지난 7~8월 상장한 13개 공모기업 중 3곳(컬러레이 이즈미디어 아우딘퓨쳐스)을 제외한 10곳이 흥행에 성공해 최고 가격으로 공모가를 정했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9월 공모주 성적표는 '모 아니면 도'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관련 기업인 엠플러스와 신흥에스이씨는 수요예측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희망가격보다 공모가를 올려받았다. 반면 항공기 도어시스템 전문기업인 샘코, 스마트폰 부품제조기업 유티아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기업인 케이피에스는 희망 공모가 범위의 최저가를 벗어난 수준에서 공모가를 결정해야 했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도 ‘극과 극’이었다. 엠플러스는 1000 대 1을 넘어선 반면 유티아이는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펄어비스와 선익시스템은 ‘미달’을 기록했다.

이달 공모기업의 일정이 몰린 게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다음달 추석연휴에 앞서 이달에 상장을 마치려는 공모주가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별로도 희비가 갈렸다. 이달 4개 공모기업의 상장 대표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은 샘코 유티아이 야스 등 3개의 공모가를 희망가격 범위의 최저 가격으로 정하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각각 2개 공모기업의 상장을 대표주관하는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은 ‘1승1패’의 성적을 냈다.

상장 직후 단기에 수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는 인기 공모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시장에서 공모기업의 인기를 사전에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로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꼽힌다. 공모주 시장의 ‘큰손’인 기관투자가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공모가 대비 160%의 수익률을 안겨준 바이오기업 앱클론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564.87 대 1에 달했다. 수요예측 참여수량 중 보호예수 비중과 공모가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기관투자가 비율도 수요예측 경쟁률과 함께 챙겨봐야 할 숫자다.

공모주시장의 인기 업종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흥행에 성공을 거둔 엠플러스와 신흥에스이씨는 최근 시장에서 각광받는 전기자동차 관련 회사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