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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군부가 나를 대통령 세우려 했으나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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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확 전 국무총리 육성회고록 출간

    정·재계 두루 거친 'TK의 대부'
    경제개발계획 초안 만들고 의료보험 국내 첫 도입한 주역

    생전 남긴 40시간 녹음테이프
    아들 신철식 이사장이 책 출간
    "신군부가 나를 대통령 세우려 했으나 거절"
    대통령 암살 사건인 10·26 사태 이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필두로 한 신군부 세력이 최규하 전 대통령까지 체포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장남인 신철식 우호문화재단 이사장(전 국무조정실 정책조정차장·사진)은 20일 신 전 총리가 생전에 남긴 40시간짜리 녹음 테이프를 바탕으로 쓴 《신현확의 증언》(메디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 전 총리는 이승만 정부부터 4공화국까지 고위 관료를 지낸 인물이며 ‘TK(대구경북)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12·12 사태부터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이르는 5개월간 국무총리로서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관통한 산증인이기도 하다.

    신 전 총리 증언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신군부는 권력의 전면에 나설 준비가 될 때까지 누군가 대신 세울 사람이 필요했다. 신 이사장은 “당시 신군부는 10·26 이후 김재규가 활개치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말 못 하는 최 전 대통령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고 전했다. 1980년 2월께 신군부는 최 전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신 전 총리에게 꺼냈다. 10·26 수습 과정에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전권을 장악하려 하는 것을 방조했다는 죄목이었다. 신 이사장은 “당시 아버지는 ‘헌법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을 누가 무슨 권한으로 체포한단 말이냐’며 단호히 반대했다”고 말했다.

    "신군부가 나를 대통령 세우려 했으나 거절"
    신군부가 최 전 대통령 대신 신 전 총리를 과도정부의 새 대통령으로 내세우려 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신 이사장은 “한 번은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아버지에게 대놓고 ‘총리님이 대통령을 맡아주셔야겠다’고 요청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네가 뭔데 일국의 재상에게 대통령을 맡으라 말라 하느냐’고 호통을 치며 거절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신 전 총리는 ‘한국 경제정책의 설계자’ 역할을 했다고 신 이사장은 강조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초안을 만든 주역이라는 얘기다. 신 이사장은 “박정희 정부에서 만든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이승만 정부 시절 부흥부 장관을 지낸 아버지가 주도한 ‘1960~1962년 경제개발 3개년 계획안’을 수정·보완해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무상원조에서 차관으로 가는 미국 원조 정책의 변화 속에서 자립경제 계획의 기초를 마련했지만 4·19 발발로 빛을 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신 전 총리는 1977년 보건사회부 장관 시절 국내에 의료보험을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신 이사장은 “한 국가의 경제가 성장하는데 복지가 너무 뒤떨어지면 국민의 불만이 폭발한다는 게 아버지의 철학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임 장관부터 박 전 대통령까지 한목소리로 당장 돈 들어가는 보험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아버지는 이런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의료보험 도입을 관철시켰다”고 말했다. 생전에 박 전 대통령은 “나는 혁명을 했기 때문에 후세에 공과가 엇갈리겠지만 신 장관이 의료보험을 도입한 일은 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 이사장은 전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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