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기 속 대한민국 촛불시민, 노벨평화상 자격 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中피아니스트 랑랑도 함께 수상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대서양협의회(애틀랜틱 카운슬)가 시상하는 2017 세계시민상을 받고 "우리 국민은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희망을 만들었다"며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위기의 민주주의를 구했다"고 밝혔다.
제72회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이 상을 지난 겨울 내내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께 바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협력·분쟁해결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인 대서양협의회가 수여하는 세계 시민상은 2010년 이래 세계 시민의식 구현과 민주주의 발전 등에 기여한 인사에게 주는 상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을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뒤 "한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주권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진전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은 촛불혁명을 통해, 헌법의 절차를 통해, 국민의 뜻을 배반한 대통령을 파면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국민의 뜻을 실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은 '민주공화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명제를 전 세계에 보여줬고 나에게는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이란 사실을 말해줬다"며 "나는 이 사실이 자랑스럽고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은 여러 달에 걸쳐 1천70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민행동이었지만 평화롭고 문화적으로 진행됐다"며 "평화의 힘을 보여주고 민주주의 위기에 희망을 제시한 '촛불시민'은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우리 국민의 노력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후 대다수 국민이 절대 빈곤에 시달렸고 민주주의는 요원한 꿈처럼 느껴졌지만 세계가 한국 국민의 역량을 확인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항쟁을 예로 들며 "국민의 마음속에 뿌리내린 민주주의가 광장을 열었고 그 광장에서 국민은 시대의 흐름을 독재에서 민주로 바꿔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소수의 저항에서 다수의 참여로 도약한 한국 민주주의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힘이기도 했다"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힘도 광장의 국민으로부터 나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학생 시절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자신의 이력을 언급하며 "나는 촛불정신을 계승하라는 국민의 열망을 담고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제 손을 잡아 쥘 때 전해오는 느낌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라는 간절함"이라면서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은 경제 민주주의와 평화를 향해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내가 받는 상에는 세계 평화를 위해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라는 격려와 응원도 담겼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이루고 나서 대한민국 이룩한 평화의 역사를 말씀드릴 시간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문 대통령과 함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랑랑도 수상했다.
(뉴욕연합뉴스) 노효동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