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김명수 인준안 처리에 '사력'… 추미애·우원식 유감표명

秋 "제 발언에 마음 상한 분 계시다면 유감"…安에 '2+2회동' 제안
우원식도 유감의 뜻 밝혀…원내지도부, 野 원내대표 연쇄 회동
김명수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처리 '물꼬' 주목

더불어민주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 본격적인 대야 설득작업에 나섰다.

이제까지는 김 후보자에게 특별한 흠결이 없다며 여론전에 주력했다면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 만료일인 24일을 1주일도 채 남겨놓지 않고서는 태도를 바꿔 본격적인 읍소 작전을 펴는 분위기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통해 국회의 인준 처리를 당부한 데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직접 24일 전 인준을 호소한 상황에서 여당도 몸을 낮춰 야당 달래기에 나선 셈이다.

당장 추미애 대표가 자신의 '땡깡'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그간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인준동의안 국회 부결 사태 직후 추 대표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자신들을 겨냥해 "땡깡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의사일정 협의 자체를 거부해 왔다.

추 대표는 18일 경기 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 부결 직후 입법부와 국회의 무책임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제 발언으로 마음 상한 분이 계시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24일까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지 않는다면 헌정 사상 초유의 사법부 공백 사태가 발생하고, 이런 사태는 여든 야든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의 전향적 태도변화를 호소했다.

추 대표는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측에 대표와 원내대표가 함께하는 '2+2 회동'을 제안했지만, 안 대표가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일단 추 대표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길을 튼 만큼 야당의 태도변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박완주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야당이었을 때에는 장외투쟁을 하다말고 들어가서 사법부 공백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열망에 부응했다"며 "어제 대통령이 무거운 발걸음이라고 표현했듯이 그런 측면에서 지체 없이 마음 상한 분들에게 유감 표명을 한 것이고, 이번 주 안에 인준을 처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추 대표가 유감 표명을 꺼린 게 아니라 유감 표명을 한다고 김명수 후보자 인준동의안이 처리되는지 의구심을 가진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추 대표가 상황을 풀기 위해 결단한 만큼 야당에서도 이제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내 대표단도 분주히 움직였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에도 불참한 채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잇달아 만나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및 의사일정 합의에 주력했다.

국민의당을 향해선 동일하게 '유감' 메시지를 보냈다.

우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와 회동 직후 "추 대표의 사과와 마찬가지로, 그 과정에 있던 과도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회의 협치를 위해 과도한 발언은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이수 후보자 부결 이후 조성된 국민의당과 우리당의 긴장을 풀고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김명수 후보자 문제를 잘 협의해 나갈 준비가 됐으면 한다"고도 희망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야당은 대법원장 인준을 정치흥정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대승적 협조에 나서야 한다"며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의 공백을 입법부가 방기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국회의 견제권을 남용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틀을 깨는 심각한 행위"라며 "추 대표도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 만큼 사법부를 공백으로 만들지 말고 이제 그만 청문 보고서 채택과 인준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경기 광주연합뉴스) 김경희 서혜림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