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수익률 28% 고공행진
"인도경제 연 7% 성장 전망…펀드·채권 투자 여전히 매력적"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26개 인도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지난 14일 기준)은 28.79%로 집계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중국 펀드(29.3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인도 펀드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올초부터 상승을 거듭하던 인도 센섹스지수가 지난달 초 하락세로 돌아선 여파로 중국 펀드에 수익률 1위 자리를 내줬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지난달 1일 사상 최고치인 32,575.17을 기록한 이후 1주일 새 4% 넘게 하락하며 31,200선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소폭 반등해 지난 12일 32,000선을 회복했지만 사상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인도 증시에서 26억달러(약 2조95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화폐개혁에 이어 올 7월 상품·서비스세(GST) 도입을 골자로 한 세제 개편이 이뤄지면서 경기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결과”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1일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보다 5.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1분기(5.6%) 이후 13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 GDP가 발표되는 오는 12월을 전후해 인도 증시의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현구 KB증권 연구원은 “이달까지는 GST 도입에 따른 내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단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연 7%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증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인도의 중장기 연간 경제성장률이 8%대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연구원은 “인도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인도 채권의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들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110억원어치의 인도 채권을 판매했다. 인도 식량공사와 철도금융공사, 수출입공사 등 공사가 발행한 회사채로 기대 수익률은 연 6~7%다.
김혜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도 중앙은행(RBI)이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연 6%인 기준금리를 연내 한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사채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환 위험 회피(헤지)를 따로 하지 않아 루피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올 들어 루피·달러 환율은 5.54% 하락(루피 가치 상승)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